BlogHide Reblurts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벚꽃 핀 강가에서강가에 어스름이 내리고 벚꽃은 나무마다 고봉밥 같다 벚꽃이 슬픔을 덮는다 샘물 같은 사랑을 하고 싶은데 브레이크처럼 자꾸 멈추는 슬픔을... 꽃을 덮은 어스름은 죽음을 상기킨다 죽음도 아름답다면 꽃과 같은 것일까? 이승과 저승이 저 꽃잎 하나 차이는 아닐까? 나도 죽은 뒤 벚꽃이 되고 싶다 꽃그늘을 만들어 주는... 살아서도…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녹색과의 명상어떤 날은 폭풍이 불어 괴로웠다 나를 누군가가 미워하는 것 같았다 저주를 쏟아붓는 듯이... 집은 따뜻하다 집에서 녹색이 반짝인다 나는 보금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이 희망인 걸 알겠다 새싹들 앞에서 눈을 감아본다 폭풍이 느껴지지 않는다 간밤에 별빛과 달빛이 새싹에게 녹색 가루 같은 이야기를 남기고 간 것 같다 나는 조금은 떨고…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산내 마음에 산이 있다 산에서 돌고 도는 길 그곳에 웃고 싶어도 웃지도 않는 내가 있다 산에서 나무들이 웃는다. 포근하게...... . 마른 나뭇가지들이 얼굴을 닮았다 너그러운 새 깃털같은 나뭇가지들...... . 먼 길 같지만 나무 앞에 또 나무가 있어 나의 어둠을 위로한다 이제 알겠다 어둠 속으로 숨이 넘어간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음을…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눈꽃이 그리운 봄3월 초봄에 겨울을 그리워하는 것은 눈꽃이 날리는 것이 색색의 봄꽃보다 하얀 기쁨이라 그렇다 내탓이겠지만 조금 어지러운 것이 차고 하얀 눈꽃을 그리면 맑게 갠다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이 때 온 세상이 맑은 사람들의 혼이라 여겨지더라도 창조주가 있겠다싶어 봄의 신비로운 빛과 그림자를 눈에 마음에 간직하려 한다 봄소식을…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야구르트 아주머니외딴섬 같은 곳에 갔다 힘을 내어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던 길 신호등 옆에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있었다 어릴 때, 야쿠르트 아주머니 집에서 하룻 밤 잤었는데 내 눈엔 그 아주머니도 날 어린이처럼 반길 것 같은 예감... 성자처럼 나를 애처롭게 볼 것 같았다 그 길 옆을 지나가며 프리지아 같은 미소를 안고 아파트 사이 길로 걸어갔다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동쪽어릴 때 태양이 하늘에서 지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줄 알았다 등교시간마다 안양대교를 지나갈 때 동쪽에서 태양을 보았다 태양은 희망을 비춰 주었고 나는 태양이 붉고 동그란 게 마냥 신기했다 하늘에 박힌 보석 같았고 한 입 크기로 뽑아서 사탕처럼 먹고 싶었다 하루만치 자신감을 주는 동쪽 태양 태양은 바라볼 수록 빛나는…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히비스커스히비스커스 차를 동네 언니에게 대접했다 빨간색이 시큼하다 언니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다며 슬픈 듯이 웃는다 언니는 마당에서 빨간 히비스커스를 키우는데 이제야 꽃이름을 알았다고 웃는다 히비스커스 향이 언니에겐 자랑거리를 부축였나보다 딸자랑 사위자랑 아들자랑에 다이아반지도 자랑한다 꽃물이 언니와 나를 물들이고 깊은…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자라섬에서자라섬에서 잃어버렸던 가방을 찾았다 자라가 느릿느릿 걷는 것처럼 한가한 자라섬 나무 탁자들이 교실 책상처럼 놓여 있었다 낙엽이 잎이 아직 돋아나지 않은 나무들을 울리는 듯 잔뜩 쌓여 있었다 나무들의 눈물로 적셔진 낙엽들...... . 나무들이 분명 서 있는데 나는 자꾸 눕는 것 같았다 허리를 세우고 손에 힘을 쥐고…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밤누군가 울고 있을 것 같은 이 밤 앞서서 가는 사람도 뒤쳐지는 사람도 무언가 슬픔이 있을 것 같은 밤 이별 뒤의 차가운 눈물이 자꾸만 어둠속으로 밀어 넣으려고 하는데 울렁대는 마음이 시계 초침을 따라 숫자를 흔들고 밤하늘의 별빛들이 그리움을 싣고 서러운 듯이 운다 이태원에서 죽어간 영혼들 앞에 내 슬픔은 새발에…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내가 갈 곳나는 바다로 떠나는 한척의 배 어디로 가는지, 누굴 찾는지... 진리를 아는 사람을 만나고 싶네 마음 따뜻하고 자비로운 지혜가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삶이 삶으로 되기 위해 나는 부지런히 노를 저어야 하네 갈매기가 고독을 녹일 수 있겠네 구름과 태양은 삶을 경외하게 하지 나는 빛과 자유를 꿈꾸는 배 별과 같은…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자유를 꿈꾸는 자물 속에서 첨벙대는 것처럼 내게도 어린아이같은 해맑음이 있으면 바라네 착한 사람들이 몰려오는 천국에서 살고 싶네 아예 우리 집이 그런 천국이면 좋겠네 꽃들이 만발할 봄이 다가오고 있다네 하늘을 마시는 꽃들을 보면 소풍 나온 것 같겠지 해적같은 사람을 모르는 평화와 자유를 꿈꾼다네 꽃은 웃음과 아름다운 색채를 보여주지 꽃을 볼 때면…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운동장해가 고인 운동장 마음이 찾아가 꽃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내일 내일하며 호각소리에 맞추어 달리던 곳 하늘도 내일 내일했던 곳 농구공과 배구공이 눈과 눈 사이, 손과 손 사이에서 편히 놀고 바람이 꽃에 스치며 밥먹으라고 한다 좁지만 넓은 곳으로 가고 싶어서 희망찬 곳 바다의 세찬 파도가 밀려오는 듯 나를…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구경하늘은 맑다 새가 날고 구름이 그림을 그린다 하늘이 좋다 선하게 살라고 해서 맑게 살라고 해서 하늘은 누구에게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화목하게 살라고 해서 좋다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골동품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내 모습이... 거울이 화장품이 연필이 책들이 풀처럼 쓰러졌다 내 문에 노크하는 사람이 있는가 나는 버림받고 시든 꽃같다 아버지의 황금빛 젊음은 어디로 갔는가 나를 지키던 아버지가 안보인다 기억에서 멀어져가는 아버지 아버지 대신 골동품을 본다 시화가 코끼리 인형이 꽃병이 차갑게 그저 내 손길을 기다린다…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통화 녹음안개 넘어로 들려오는 목소리 오늘은 뭐 사갈까? 초밥, 치즈 돈까스? 다음 날 또 자동차 달려오는 시간에 전화를 걸어 김치찌게 대령이요 노래같이 이야기 오가고 등불처럼 퍼져나가는 목소리 하루만큼 고단한 외로움으로 조물조물 반찬해서 또 전화한다 몇시에 도착해요? 당신의 즐거운 퇴근길 목소리는 집으로 오는 시간 나 보는 시간 평소보다…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컵하얀 컵... 닮고 싶다 컵처럼 맑은 물을 담고 싶다 머리 위에 하늘이 아니라 검은 유혹이 있으면 못견디겠다 오솔길을 걷듯이 맑은 컵이 되고 싶다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산속 같은 방사람을 배운다 선한 사람은 예쁜 시어를 만든다 슬픔 속에서도 언어는 꽃과 같고 대지를 덮는 풀잎들 같다 사람이 그리울 때는 시를 본다 내 방은 산 속에 있는 정자처럼 된다 고요한 가운데 내 마음은 타오른다 시를 볼 때 나는 목마르다 시어들 속에 계속 머무르고 싶다wuwurrll in zzan • 2 years ago심심한 날혼자 누워 있는 당신을 보면 심심해진다 불빛이 당신을 따뜻하게 하기에 부족해 보인다 내 안경은 공간을 채우고 있지만 안개와 같이 눈물겹다 식탁이 의자가 날아다니길 원하는가 빨랫줄에 걸린 옷들도 회호리 바람을 일으키며 공간속에서 날아다니려무나 액자가 물감을 흘리며 덧칠하고 피아노도 뚜껑이 열린 채 공중곡예하며…wuwurrll in zzan • 2 years ago당신과 나의 길나는 당신께로 달려가고 당신은 나에게로 달려오고... 우리는 서로 바라보는 걸 삶이라 하고 하늘이 준 길이라고 한다 우리의 옆에는 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강물이 흐르네 우리의 옆에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시원하기도 하고 따뜻한 공기가 흐르네 우리는 우리와 같이 세상이 기뻐하고 있음을 느끼네 낮이나 밤이나 잔잔하고…wuwurrll in blurt • 2 years ago본업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 내 본업이다 살다가 화도 내고 죄도 지은 내가 남을 탓하고 두려워하면 되나 짝사랑 같은 시간에 뜨게질을 시작한 것이 아직도 실과 바늘로 손짓을 한다 청량리역에서, 뜨게질을 함께 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한 자리 차지했다 뜨게질을 하면 한겨울에 풀빵을 먹는 듯 하다 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