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내 모습이...
거울이 화장품이 연필이 책들이
풀처럼 쓰러졌다
내 문에 노크하는 사람이 있는가
나는 버림받고 시든 꽃같다
아버지의 황금빛 젊음은 어디로 갔는가
나를 지키던 아버지가 안보인다
기억에서 멀어져가는 아버지
아버지 대신 골동품을 본다
시화가 코끼리 인형이 꽃병이
차갑게 그저 내 손길을 기다린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 코끼리가 좋다
코끼리 인형은 강아지도 아니다
피곤해서 촛점이 흐린 나
나를 지키는 자 누군가
나는 골동품 속에서 웃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