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jjy in blurt • 18 hours ago함께 읽는 시끝내 가지려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윤슬 가득하던 강가에 서서 바라보는 세상은 깊은 침묵이었다 이파리 하나 남지 않은 나무도 오리발처럼 빨갛게 언 수마리를 움직이며 허공에 긴 편지를 쓰는 것으로 지난 세월을 곱씹는 버릇을 억눌렀다 바람은 바람대로 길을 낼것이고 구름은 구름대로 자라나겠지만 곯리는 감자처럼 부글거리다 빈 껍질로…jjy in blurt • 2 days ago꽃 이야기늦둥이 졸업한다고 해서 조그만 후리지아 꽃다발 하나 선물했더니 예쁜 사진으로 돌아왔다. 꽃다발을 풀어서 아이들 방에 엄마 화장대에 그리고 식탁에 하나가 세 개가 되었다. 기쁨도 세 배가 된다.jjy in blurt • 3 days ago우리집은 경로당...아들의 음성이 점점 커진다. 어머니는 무엇인지 계속 떼를 쓰면서 아들을 불러댄다. 목 마르다고 불러 들어가보면 물이 가득한 컵이 몇 개나 줄을 서 있다. 혈당체크 하자고 하면 안 한다고 하다 다시 당 재야 한다고 부른다. 화장실 가는 것도 춥다고 방에서 용변을 보시겠다고 요강 달라고 이번엔 지렸다고 옷 갈아입는다고 며느리를…jjy in blurt • 4 days ago함께 읽는 시구름이 해를 에워싸고 있다 타오르는 태양도 구름 뒤에서 서서히 식어갈 것이다 바람이 몰려왔다 서로 스크럼을 짜고 오는 바람은 오백년도 넘은 밤나무를 쓰러트리고 갈대의 무리가 허리를 굽히고 땅에 이마를 찧을 때까지 몰아쳤다 그래도 바람처럼은 아니어서 그렇게까지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서 고맙다고 해야 할까 소꿉친구가 갈림길에서 잘가라고…jjy in blurt • 5 days ago꽃 이야기너무 단정해서 그림처럼 보이는 꽃 사랑초라고 하기에는 솜씨 좋은 사람이 만든 조화라고 착각 할 뻔 했다. 사랑초의 한 종류로 세리즈스톤이라고 부르는 단발머리에 교복을 입은 소녀의 맑은 눈빛이 떠오르는 꽃이다.jjy in blurt • 6 days ago권력의 힘국민대학교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여사의 박사학위 취소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국민대 관계자는 숙대가 석사 학위를 취소하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보면서 때늦은 감도 있고 무엇보다 대통령이 체포 된 지금에 와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씁쓸한 분위기다.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취했던 태도와는…jjy in blurt • 7 days ago함께 읽는 시함께 있을 땐 어여쁜 줄도몰랐다 행복에 겨워 떨어져 그리며 별빛보다 밝은 눈 향기로운 말씨가 떠나지 않는 얼굴 가슴에서 뛰는 그 목소리 동백꽃 그리움/ 김초혜 떨어져 누운 꽃은 나무의 꽃을 보고 나무의 꽃은 떨어져 누운 꽃을 본다 그대는 내가 되어라 나는 그대가 되리jjy in blurt • 8 days ago꽃 이야기새해에 행운이 오려나 행운목 꽃대가 올라왔다 조롱조롱 매달린 꽃망울이 언제쯤 행운이 터지려나 잠시라도 눈을 떼고싶지 않은데 아직은 입을 꼭 다물고 있다 그래도 기다릴 수 있어 행운이 온다는데 ^^jjy in blurt • 9 days ago함께 읽는 시겨울이면 바람이 울고가는 갈대숲에서 하얀 종이꽃 접는 소리가 들렸다 갈꽃에 얹힌 눈을 털어 춥다는 말도 못하고 죽은 꽃들의 고별식을 위해 종이꽃을 접었다 갈대들이 서로 허리를 스쳐가며 하늘로 돌아가는 꽃향기들을 위한 레퀴엠을 노래하면 강물을 서서히 흐름을 늦추며 한 겹씩 얼음을 펼쳤다 겨울 강에서 / 정호승 흔들리지…jjy in blurt • 11 days ago꽃 이야기한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어 참 좋다. 원예기술의 발달로 바이올렛 종류도 다양해졌다. 미니 바이올렛중에서도 해피아워(Happy Hour)라는 꽃이다. 행복이 몰려올 것만 같다.jjy in steemzzang • 12 days ago반갑다. 주유소급한 일이 있어 바쁘게 다니는데 주유경고등이 켜진다. 시간도 없고 근처에 주유소도 없다. 일단 약속장소로 간다. 돌아오는 길에 중간쯤 주유소가 있던 기억이나서 찾아갔는데 사무실에 불이 켜 있는데 직원은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오는데 중간에 차가 서면 어쩌나 심장이 쫄깃거린다. 집 근처에 오면서 주유소 등이…jjy in blurt • 14 days ago함께 읽는 시새알심 떠오르는 동지팥죽 가마에서 날숨처럼 쏟아내는 수증기가 마당을 한 바퀴 돌아 울타리를 넘어가면서 겨울은 시작된다 정월도 고개를 넘는 열나흘 밤 구름사이로 술래가 되는 달그림자와 마주앉아 볏섬처럼 크고 속이 꽉 찬 섬만두 빚는 손끝에서 겨울은 순해진다 소한 대한 같이 겪으며 나이 한 살 더 먹었다고 마음을 눙친 겨울 뒷짐을 지고…jjy in blurt • 14 days ago꽃 이야기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기까이 하기 어려운 선인장 그 안에 뜨거운 사랑이 숨어 있다 추운 겨울 진분홍의 꽃은로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jjy in blurt • 15 days ago위기는 기회다아침부터 허둥지둥이다. 시간은 가고 밥은 늦고 딱히 준비 된 국거리도 없고 어머니가 계셔서 국은 필수다. 이럴 때 계란이 있으면 위기를 모면한다. 계란을 풀어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양파를 다져 넣고 뚝배기에서 저으면서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뚜껑을 덮고 잠시 기다리면 이에서 더 좋을 수 없다.jjy in blurt • 16 days ago함께 읽는 시눈 쌓인 아침 모닝콜을 죽이고 이불을 끌어당긴다 밖에서 넉가래 미는 소리가 문을 밀고 들어온다 비질하는 소리가 문지방을 넘는다 머리는 땅속으로 가라앉는데 등뼈가 활처럼 말린다 시위에 메긴 화살이 되는 귀 눈보다 부지런한 귀가 하루를 끌고 간다 소한을 끌고 간다 소한/ 김경윤 들 기러기 찬 하늘로 날아오른다…jjy in blurt • 17 days ago꽃 이야기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안스리움 빨간 안스리움은 예수성심을 상징하고 있어 성전꽃꽂이에 소재로 쓰인다 핑크 안스리움도 아름답지만 흰색에 가까운 연노랑은 간혹 그린으로 나타나 그 자체로 아름답다jjy in blurt • 18 days ago잔치국수점심으로 잔치국수를 먹는다. 겨울엔 잔치국수가 개운하고 맛있다. 몇몇이 어울려 먹으니 더 맛있다. 그런데 한 사람이 가위로 면을 자른다. 치렁치렁한게 싫다고 하면서 싹뚝 싹뚝 자르는 걸 가만히 보고 있던 사람이 어릴 때 잔치국수 끊어 먹다 엄마한테 혼 난 얘기를 한다. 잔치국수 끊어 먹으면 인연이 끊어지고 생일 국수 끊어 먹어도…jjy in blurt • 19 days ago함께 읽는 시하늘은 끝도 없이 높은데 마음이 눅눅한 날 목젖으로 누른 눈물이 많아서겠지 장롱에 서서 계절을 보내는 옷가지들을 바람이 지나는 길에 펼친다 들을 때마다 쫄깃거리는 음성이 그리워 FM 주파수를 찾아 이리저리 돌려다 풀무치 소리에 한참이나 귀를 고정하기도 하지만 이미 그 맛이 아닌 걸 소리를 죽인다 괜히 유리창을 닦고 스마트폰…jjy in blurt • 20 days ago꽃 이야기기온은 그다지 낮은데 바람바람을 안고 걸어 더 추운 날이었다. 체감온도는 떨어지고 얼굴도 떨어지는 것 같은데 노란 장미꽃다발이 따뜻하다 프로포즈 받았다고 바로 찍어보냈다. 사진만 봐도 예쁜데 실제로 보면 더 예쁘겠지 꽃도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도jjy in blurt • 21 days ago새해 인사벌써 신년인사를 주고받는다 거리에도 색색의 네온이 새해인사를 한다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밝아오는 을사년은 모두가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