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in blurt •  2 days ago 

바람에 몸을 맡긴 나무처럼
헤적이는 생각에 끌려 다니던 발걸음

그 집앞 나무의자에 걸터앉았다
행여라도 마주치면
지나던 길이었다는 말도 준비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고
많은 눈길과 마주쳤다

지나던 길이라고 말하려던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한 사람이 나무의자가 되고 있었다

image.png

서울역 그 식당/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 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BLU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