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리가 높아졌다
해도 높은 봉우리에서 떠서
높은 길을 골라 간다
건조대에 널린 빨래를 걷어
무거운 옷을 정리한다
눈길에 발자국을 새기며 걷다
길이 뼈를 드러내자
흙이 부드럽게 발을 받아준다
발자국이 생긴다
수수꽃다리 화들짝 놀란 눈꺼풀 속
냉이잎이 떨고 있다
그 입술처럼...
두근거려 보니 알겠다 / 반칠환
봄이 꽃나무를 열어젖힌 게 아니라
두근거리는 가슴이 봄을 열어젖혔구나
봄바람 불고 또 불어도
삭정이 가슴에서 꽃을 꺼낼 수 없는 건
두근거림이 없기 때문
두근거려 보니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