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3.

in blurt •  20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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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한다.

짧은 저고리 도련 밑에 늘어진 빨강 댕기가 할랑할랑 그네를 뛰더니, 아이들의 모습은 사라졌다.

뜰 아래 물기 잃은 목련의 앙상한 가지처럼 , 그러나 동정을 받을 수 있는 비참안 느낌이기보다는 도리어 상대에게 결딜 수 없는, 숨 막혀서 견딜 수 없이 결국 공포심을 블러일으키게 하는 강한 분위기를 그는 내어뿜고 있었다.

  • 토지 1부 1권 1장, 서희(西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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