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6.

in blurt •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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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개복청 안을 비춰주는 관솔불 아래 주름진 얼굴에는 돌아갈 집도 자식도 없이 북채 하나만 믿고 살아온 서러운 이력이 물결치듯 일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시커먼 밤을 살킬 듯이 불길은 늘럼늘럼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그는 칠흙 같은 어둠이 안겨오는 것을 느낀다. 새까만 어둠, 헤쳐나갈 수 없을 것 같은 어둠이었다.

  • 토지 1부 1권 8장, 오광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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