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tiamo1 in blurt • yesterday순둥이모르는 사람에게도 짖지 않는 순둥이 보는 사람 마다 꼬리를 흔드는 지조를 개물려 보낸 녀석 그 순한 놈이 오늘은 밥도 안 먹는다 순둥이가 심퉁이가 된 날 아무래도 이상이 있는 듯하다tiamo1 in blurt • 2 days ago가을 맞이그렇게 끈덕지게 따라다니던 폭염과 열대야도 떠나야 했다. 며칠은 시원하고 바람도 산들거렸다. 그러나 여름이 이삿짐을 두고 갔는지 다시 돌아와 마지막 더위를 보여주고 갔다. 한적한 강변 호젓한 벤치 낙엽이 둘러앉았다. 가을은 안착을 했다.tiamo1 in blurt • 3 days ago찬스!!!비가 그치자 안개가 베일을 펼쳐 산을 덮는다 산은 신부처럼 베일 속에서 다소곳하다 그 사이 나무들이 냇물 속에서 물구나무를 서서 시원하게 머리를 감는다 나무에 올라가고 싶던 물새 한 마리가 이때다 하고 달린다tiamo1 in blurt • 4 days ago다 안다구름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 해를 숨기고 시치미를 뚝 뗀다 그래도 알 수 있다 향을 싼 종이에서 향내가 나듯 구름 뒤에 있어도 해는 빛이난다tiamo1 in blurt • 5 days ago꿩 대신 닭정신 없이 바쁜 하루 피곤이 몰려온다 자수정이 기를 보충해주고 건강하게 해준다고 한다 우선 자수정 사진이라도tiamo1 in blurt • 6 days ago꼼짝마라흐르는 물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던백로가 드디어 먹이를 찾았다 화살처럼 머리를 물속으로 쏜다 조금 뒤 고개를 뒤로 젖힌다 오물 오물tiamo1 in blurt • 8 days ago흥에 겨워 너울너울사람이 모이게 하려면 우선 먹거리, 놀거리 볼거리가 충분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에 함께 하면 더 좋다 바로 사물놀이가 그런 것 같다 불꽃 따라 너울 너울 흥겨움에 젖어 하나가 된다.tiamo1 in blurt • 9 days ago맑은 세상아침이면 풀잎마다 맺힌 이슬방울이 영롱하다 멀리서 보면 안개처럼 보이는 물방울 햇빛을 만나면 어느새 유리구슬이 된다tiamo1 in blurt • 10 days ago변덕노인네 건강과 가을 날씨는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아침나절 그렇게 파랗던 쪽빛 하늘이 오후가 되면서 점차 구름이 모여든다. 드디어 해질녘에 붉은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면서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넘어간다.tiamo1 in blurt • 11 days ago유모차가 효자다할머니 한 분이 호젓한 길을 유모차를 밀고 가신다. 혼자 어디를 가실까 아니면 볼일 다 보시고 집으로 가시는 중일까 할머니들은 회관에 가실 때에도 조금 떨어진 병원이나 약국에 가실 때에도 유모차가 있어서 걸어다니신다. 유모차가 발이고 유모차가 효자다tiamo1 in blurt • 12 days ago오늘은 내가 졌다.아침 저녁은 가을이다. 먼저 수돗물 온도가 달라지고 선선한 바람을 타고 귀뚜라미 소리가 애처롭다. 조종천 다리를 건너려고 하니 작은 새들이 돌다리 위에서 햇볕을 쬐고 있다. 기다리고 있어도 새들은 비켜줄 생각이 없고 시간은 흘러가고 오늘은 내가 지기로 했다.tiamo1 in blurt • 13 days ago부채여름도 지나간다. 이젠 부채와도 이별이다. 에어컨에 밀려 설 자리가 좁아지지만 그래도 정이 가는 물건이다.tiamo1 in blurt • 14 days ago늦더위늦더위가 끈덕지게 따라다닌다 수돗물도 온도가 변해 곧 가을이 오겠지 했는데 도무지 물러날 기세가 아니다 냉장고에 남은 수박을 쪼갠다 수박 한 쪽으로 남은 더위를 쫓아 본다tiamo1 in blurt • 15 days ago무릇꽃 피는 길벼꽃 향기가 강강술래를 할무렵 보랏빛 무릇꽃을 따라 구부러진 논두렁길을 달려 아버지를 부르러 간다 맥고모자는 보이지 않고 벼포기를 흔드는 꽃송이 그날엔 아버지가 술래였다 논길에도 비 오는 하교길에도 보이지 않는 아버지 나는 언제까지나 술래다tiamo1 in blurt • 16 days ago불통백로 한 쌍이 시냇가로 나왔다 한 마리는 우두커니 서서 먼 곳을 바라보고 다른 한 마리는 춤을 춘다 구애의 춤일까 아니면 뭔가 잘못을 하고마음을 풀어주려고 나름 이쁜 짓을 하는지 물어보고 싶은데 말이 통할까tiamo1 in blurt • 17 days ago사람 같지 않아서비는 내려도 아직 남은 더위에 시원한 곳을 찾는다 그런데 이 무더위에도 뜨거운 커피를 찾는 사람도 있다 이릔 사람 무섭다 사람 같지 않고 사이보그와 앉아있는 기분이다tiamo1 in blurt • 18 days ago부귀영화이미 고인이 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 집 서재 반닫이 위에 잉어문양 자기가 놓여있다 흔히 잉어는 성공과 부를 상징하는데 이는 눈을 뜨고 자는 물고기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기야 성공도 부도 노력없이 주어지지 않는다tiamo1 in blurt • 19 days ago소리도 없이달을 보니 벌써 보름이 지났다 추석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세상 시끄러운 일도 들여다 보면 별 것도 아니다 큰일은 소리가 없다 가는 세월이 그렇고 죽음 또한 언제나 말이 없었다 또 무엇이 있을까tiamo1 in blurt • 20 days ago마음의 선물처음으로 자수를 배웠다고 수를 놓으면서 내내 떠오르는 사람이라며 완성한 책표지를 보내왔다. 고맙기도 하고 어째서 내 생각을 했을까 묻지는 못했지만 마음이 쓰인다. 전화를 끊고 책표지에 씌우면서도 생각은 끊이지 않는다.tiamo1 in blurt • 21 days ago밤거리밤은 깊어가고 가로등 불빛이 어둠 속에서 꽃처럼 핀다 한낮의 더위를 식히려는듯 바람도 골목길로 나온다 더위에 지쳐 볼살이 빠진 보름달도 골목길로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