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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lurt •  4 years ago 

아침에 깨어보니 유명해져있었다는 말처럼
정동진역도 갑자기 유명해졌다.

그래서 정작 정동진에 갈 일이 있어도
유행따라 거름지고 장에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나 파도가 일으키는 바람소리
모래펄에 묻어둔 새들의 발자국
어느날엔가도 여전히
노을은 물들고 있다.

정동진역/ 노향림

역사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다 낡은 환상만 내다놓은 나무 의자들
공허가 주인공처럼 앉아 있다.
그 발치엔 먼 데서 온 파도의 시린 발자국들
햇살 아래 쏟아낸 낱말들이
실연처럼 쌓이고
우우우 모래바람 우는 소리,
먼저 도착한 누군가 휩쓸고 갔나 보다.
바닷새들이 그들만의 기호로
모래알마다에 발자국들 암호처럼 숨겨놓고 난다.
낯선 기호의 문장들이 일파만파 책장처럼
파도 소리로 펄럭이면
일몰이 연신 그 기호를 시뻘겋게 염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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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years ago  ·  

시가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