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전화를 해서 이야기 하기를 손주 녀석이 미니특콩대 펜타트론 5단 합체 로봇을 갖고 싶어 한다고 사진까지 찍어서 보내왔습니다.
가격을 보고 거금이라 추석 지나서 천천히 두 어달 후쯤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맘속으로는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를 해야겠구나 했습니다.
며칠 전에 손주가 왔는데 할머니 로봇 하길래 그게 가지고 싶냐 물었더니 입이 벌어지며 그렇다 고 합니다. 그래서 그게 뭔데 하니 미니특콩대 펜타트론 5단 합체 로봇이라며 5개가 합체가 되는 것이라며 이제 말을 배우는 놈이 로봇 이름을 발음은 서툴러도 나름 또박또박 줄줄이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달라고 떼를 쓰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신통해서 바로 사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들도 비싸다고 생각했는지 인터넷에서 수소문을 해서 중고를 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남는 돈으로 손주 옷도 사고 멋진 신발까지 사주는 것을 보니 손주 놈만 크는 게 아니고 아들도 한가정의 가장으로 성실하게 살아가 모습이 무척이나 대견스럽게 느껴집니다.
할머니가 사주는 것으로 해야 하니 우리 집으로 택배를 시켜라 했더니 오늘 로봇이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전화를 해서 장난감이 왔다 하니 손주를 데리고 왔습니다. 들어서면서 할머니 하며 로봇을 외치기에 얼른 주니 좋아라 합니다. 부자가 로봇 합체를 만드는데 푹 빠져서 만지작 거리는 모습이 어찌나 진지하고 몰입을 하는지 손주놈이 귀엽기도 하고 세월 참 빠르구나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얼마나 좋으면 저녁도 안 먹고 로봇만 가지고 놀다 갔답니다.
얼마나 좋을까요?
할머니 선물을 받고 더 잘 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