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납산

in zzan •  2 years ago  (edited)

빈 푸대같은 나는

햇빛을 주워 모으러

보납산으로 갔다

달팽이같이 걸었다


수묵화를 그리던 흰 눈은

며칠 사이 녹아 있었다

입춘이 지나

봄바람이 기다려지는 지금

아직 찬바람이 내 손을 간질이고 있었다


보납산은 냇물을 벗 삼아 끼고 서 있었다

소나무들은 군데군데

어깨동무하듯이 서 있고

바위들은 산비탈을 따라

사선을 긋고 있었다


산은 이름처럼

보물을 숨겨둔 듯이 번쩍인다

바위들이 나무들이 보석같다

여백을 채운 흙마저 빛을 반사한다

나는 그 옆을 지나며

보석을 캐듯 사진사처럼 살펴보았다


나를 지켜줄 산

가평에 '부'를 느끼게 할 산

나의 화폭에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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