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쓰(Runearth)] 소원 (목표 : 12km / 진행 : 10.5km)

in runearth •  8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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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첫째의 생일이었다. 예전에 선물받은 쿠폰으로 아이가 원하는 케익을 샀다. 간소하게 촛불 하나를 켜고 생일 축하를 해줬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아내님도, 그리고 아이 역시 생일선물을 인지하지 못했다. 정말 원하는 선물이 없는 건지 아니면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순간이 선물인 걸 아는 건지 확신할 수 없지만 여하튼 선물은 크게 의미가 없어진 거 같다.

아이는 촛불을 끄기 전에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경건한 마음으로 소원을 빌었다.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직접 물어보진 않았지만 어떤 소원을 빌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99% 확률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을 거다. 남은 1%는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가 사라지게 해달라고 빌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아이가 열번째 생일을 맞는 동안 매번 같은 소원을 빌었기 때문이다. 어떤 장난감이 갖고 싶다던지 어디로 여행을 가고 싶다던지 하는 개인적 소유나 욕망을 소원을 빌지 않는 아이를 보며 배운다.

요즘들어 아내님은 아이들이 기특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예쁘게 말하고, 바르게 행동하면서 좋은 습관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쁨이자 사랑이 되는 가정에 깊이 감사하게 된다. 나에게 아이들처럼 소원을 빌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이상 로또 1등이나 물질적인 것을 원하지 않을 테다. 그 대신 가족들과 이런 일상을 계속 이어가기를,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눠줄 수 있기를 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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