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earth

in runearth •  2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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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 연세가 아흔 넷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에 천수를 누렸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셨기에 내가 닮고 싶은 분이기도 했다.

책과 서예를 좋아하셔서 매년 설날 때 '立春大吉 建陽多慶' 을 써주셨다. 그 외에도 새겨들어야 할 글을 써서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새뱃돈을 항상 빳빳한 새돈으로 준비하셔서 봉투에 이름을 써서 주셨다. 내가 일을 하고 용돈을 드릴 때에도 할아버지는 나에게 새뱃돈을 계속 주셨다. 비록 내가 돈을 벌지라도 '새뱃돈'이라는 이라는 의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손자에 대한 사랑을 그렇게 표현하셨던 거 같다.

할아버지는 본인이 가실 때도 인지하고 계셨고 준비하고 계셨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와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할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해드리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엄마나 삼촌들, 이모들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드셨겠지만... 할아버지는 정말 잘 머물다 떠나셨다. 이제는 아픔 없는 곳에서 할머니랑 편안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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