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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안은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울음소리가 밖으로 나오고 주변이 소란스러워지나 간호사가 무슨 일이라도 있나 해서 뛰어왔다. 샤태를 알아차리고 다른 환자들 생각해서 조용히 해달라고 주의를 주고 갔다.
중년 정도 되어보이는 뚱뚱한 여자가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어찌나 크게 우는지 소리도 그렇지만 눈물 콧물에 동생의 이름을 부르는 입에서는 침이 흘렀다. 그야말로 삼동네가 합창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 휴지를 건네자 코를 풀어 바닥에 던지며 계속 울었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어깨를 토닥이며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두 다리에 기브스를 하고 매달린 환자가 링거바늘 꽂힌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괜찮다고 누나를 말렸다. 그래도 누나가 그치지 않고 울자 누나 울음소리에 더 아프다고 하자 겨우 눈물을 그쳤다.
양은 그릇 행상을 다니는 아버지는 몇 달에 한 번 집에 들렀다. 어떤 때는 계절을 건너 한 번 다녀가더니 그것도 뜸해지고 아버지 대신 이상한 소문이 찾아왔다. 아버지게에 다른 여자가 있고 아이들도 있다고 했다. 엄마는 그 길로 어린 삼남매를 데리고 고향을 떠났다.
생전 처음 보는 이모부는 달갑지 않은 얼굴로 부엌에 딸린 방을 가리켰다. 방안에서는 메주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네 식구가 따뜻한 방에 다리 뻗고 잘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였다. 저녁을 먹으면서 이모부와 눈이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다.
다음 날부터 엄마는 우리 삼남매를 키우기 위해 새벽부터 밤중까지 일을 했다. 그러는 동안 나와 동생 치다꺼리는 누나의 차지가 되었다. 혹시 우리가 이모네 솥에서 아무거다 먹거나 더러운 발로 마루에 발자국을 내고 다니면 누나는 울상이 되어 우리를 야단을 했다. 언제나 엄마와 이모네 아기를 업고 손등이 터진 손으로 차가운 우물물에 빨래를 하던 가여운 누나였다.
갑자기 엄마가 세상을 뜨면서 누나의 삶은 더 고단해졌다. 어찌어찌 편물점에서 심부름을 하며 기술을 배워 우리 학비를 대느라 고생을 했다. 다늦게 아무것도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 것도 우리를 끼고 살 요량이었다. 다행이 매형은 인정이 많은 사람이라 우리를 친동생처럼 거두었다. 공부 잘 하는 나를 끝까지 뒷받침 해 주겠다는 말도 했다.
군에서 제대를 하면서 특별한 기술도 없는 내가 복학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돈 벌겠다고 결심을 했다. 아는 형을 통해 간판집에 들어갔다. 몇 개월 따라다니며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로 일을 하다 전선을 만지면서 감전 되는 것 같은 자극에 놀라 지부에서 그대로 미끄러졌고 골절상을 입었다.
연락을 받은 누나는 내가 몰고 다니는 간판집 차에서 각목을 하나 집어들고 달렸다.
이놈의 자식 오늘 때려 죽이고 말겠다고 달려온 누나는 병실에 들어서며 통곡을 하고 말았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각목을 내던지고
“영철아, 영철아~~~”
죽이겠다는 결심은 어디로 보내고 내 이름을 부르며 한 없이 울었다.
나는 때려 죽일 수도 없는 놈이었다.
가족의 정이 끈끈하네요
모쪼록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늘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감사합니다.
벌써 오래 전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