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걸어 다니면 보는 게 많다.
차를 가지고 나오면 그냥 지나칠 정겨운 모습
노인분들이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한분은 고구마 덩굴 걷어내고 아주머니는 고구마순을 작업한다.
말을 걸어 보니 고구마가 작년보다 잘 안았단다.
내가 보기에도 캐놓은 것을 보니 수확량이 제법 될 거 같다.
150포기 심었다는데 200포기 우리 고구마보다 많을 거 같다.
이런 이야기는 실은 조심스럽다.
농사일을 거들어주지 않은 장 본인인 나는 이런 말 하면 안 된다.
고구마를 캐서 옆으로 놓지 말고 뒤로 놓으면 그림이 더 좋을 거 같은데 고랑에다 쭉 놓는다.
일하는 입장에서는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면 고랑에다 놓는 게 맞다.
그러나 사진을 작품으로 만들려면 뒤에다 쭉 캐놓으면 그림이 풍성함이 가득해진다.
밭 옆의 산으로 시선을 돌리니 옻나무 단풍이 다 들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느, 낌이 이상해서 더 두리번거리니 아니 벌써...
칡넝쿨을 보니 무서리가 내렸다.
서리를 맞은 것이 아니면 칡넝쿨 잎이 저리 망가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되네 기는 아니니 아직 숨이 죽지 않는 잎들이 많다.
요즘 햇살이 비칠 때면 지붕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기에 서리가 왔는가 했는데
서리가 내린 게 맞다.
오늘 밭에 간 아내도 팥이 서리를 맞았다고 수확을 한다더니 우리 동네는 서리가 내린 게 맞는 거 같다. 아무래도 산간 지역이라 일찍 내린다. 허긴 내 어렸을 적에 보면 10월 말쯤 밤새 비가 내리면 아침에 놀랄 때가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용문산 정상 칠팔 부 능선으로는 눈이 하얗게 내렸기 때문이다. 높이가 1157미터인 용문산은 한겨울이 되기 전에 장관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도 그 풍경은 장관이다. 내가 살던 방일리는 용문산 북쪽에 위치한 마을로 산 능선은 물론 정상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었다, 직선거리로는 8킬로미터 정도로 가깝고 바로 앞산처럼 보였다.
지금 때가 그맘때이다.
어린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그때 우리 고구마 밭은 밤 잣골이라고 하는 골짜기 깊은 산속에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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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