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in blurt •  14 days ago 

한계령쯤이었을 것이다
금방이라도 팔딱거리며 튀어오를 것 같은
바위 능선이 보이기 시작할 때
누군가 물었다

저 바위가 무엇처럼 보이느냐고
다들 그저 그런 말로 얼버무리는데
코인 시세 그래프처럼 보인다는
한 사람이 있었다

눈에 보이는 돈보다
보이지 않는 돈의 힘을
더 많이 믿어주고 희망을 두는 사람

하기야
믿음이란 원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보이는 표징이라고 했으니

image.png

돌의 뼈

돌의 뼈를 본 적이 있다
들녘 가득한 감나무 황금색으로 물드는
청도읍성 언저리 석빙고

수백 년 풍장에
홍예虹霓로 남은 돌의 뼈대
돌벽 틈새로 혹은
경사진 돌바닥 배수구 따라
물과 풀과 흙이 들고 날 때마다
돌들은 어깨를 걸고 몸을 붙였을 게다
많은 것들이 맺히고 풀리고 흘러갈 때마다
더 가까이 더 깊숙이
서로가 서로의 몸으로 파고들며 견디어온
돌의 뼈대에는 단단한 시간의 문양이 있다
수많은 바람이 실어 오고 실어 간
풍경과 삶이 물결치는 세월의 무늬가 있다

한계령쯤이었을 것이다
금방이라도 팔딱거리며 튀어오를 것 같은
바위 능선이 보이기 시작할 때
누군가 물었다

저 바위가 무엇처럼 보이느냐고
다들 그저 그런 말로 얼버무리는데
코인 시세 그래프처럼 보인다는
한 사람이 있었다

눈에 보이는 돈보다
보이지 않는 돈의 힘을
더 많이 믿어주고 희망을 두는 사람

하기야
믿음이란 원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보이는 표징이라고 했으니

돌의 뼈

돌의 뼈를 본 적이 있다
들녘 가득한 감나무 황금색으로 물드는
청도읍성 언저리 석빙고

수백 년 풍장에
홍예虹霓로 남은 돌의 뼈대
돌벽 틈새로 혹은
경사진 돌바닥 배수구 따라
물과 풀과 흙이 들고 날 때마다
돌들은 어깨를 걸고 몸을 붙였을 게다
많은 것들이 맺히고 풀리고 흘러갈 때마다
더 가까이 더 깊숙이
서로가 서로의 몸으로 파고들며 견디어온
돌의 뼈대에는 단단한 시간의 문양이 있다
수많은 바람이 실어 오고 실어 간
풍경과 삶이 물결치는 세월의 무늬가 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BLU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