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추석이다.
집안이 편치 않으니 이름만 추석이고
그저 그런 날이다.
밖에는 오랜 만에 보이는 얼굴들이 보이고
마중하는 사람에 배웅하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풍경을 만든다.
크든 작든 할 수 없다는 입장이 되면
왠지 허탈하고 무력해 진다.
모든 일상이 스텝이 꼬이기 시작하고 당연하던
일이 특별한 일이 된다.
친정 동생들이 다녀가면서
걱정스런 얼굴로 손을 흔든다.
떠나가는 차의 빨간 꼬리등이
붉은 신호등으로 보인다.
멈추라는 신호에 따라
잠시 생각을 멈추기로 한다.
내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