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in blurt •  yesterday 

압록역을 찾아 간 것은
돌아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압록강과 이름이 똑같아서도 아니었다

섬진강이 보성강을 만나
낯을 트고 마음을 주고 받으며
두런두런 바다로 가는지 보고싶었다

지리산이 부르는 손짓에도 돌아보지 않고
점점 느려지는 유속에도
처음부터 한 식구였듯
뒤따르는 물살에 자리를 내 주며
바다로 가고 있었다

돌아가자는 말은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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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역/ 이승훈

어제 저녁 사랑에 도달한 나는 어제 저녁 너라는 역에
도달한 나다 너라는 역에 금잔화 불타는 작은 역에 금
잔화만 불타는 너의 몸에 너의 가슴에 너의 눈에 너의
코에

지금도 도달한다 사고가 극한에 네가 있다 너라는 몸
이 있다 덧없는 순간들이 진리다 이 덧없음 속에 활활
타는 금잔화 속에 포옹 속에 눈물 속에 죽음과 삶 속
에 저무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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