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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lurt •  2 months ago 

어린 날
배 아프다고 할머니를 부르면
눈송이처럼 쏟아지는 별들

조금만
조금만 더
손을 내밀면
가장 높은 하늘로 달아났다
다음 날 밤
또 할머니를 불렀다

한밤중
마당을 거닐면
멈춰서서 내려다보는 별
잊지만 않는다면
꼭 다시 만날거라는 그 한 마디를
새벽이슬에 새기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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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김완하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거리를
빛으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허리가 휘어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 발 아래로 구르는 별빛,
어둠의 순간 제 빛을 남김없이 뿌려
사람들은 고개를
꺾어올려 하늘을 살핀다
같이 걷는 이웃에게 손을 내민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의 빛속으로
스스로를 파묻기 때문이다
한밤의 잠이 고단해
문득, 깨어난 사람들이
새별을 질러가는 별을본다
창밖으로 환하게 피어있는
별꽃을 꺾어
부서지는 별빛에 누워
들판을 건너간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새벽이면 모두 제 빛을 거두어
지상의 가장 낮은 골목으로
눕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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