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잔치국수를 먹는다.
겨울엔 잔치국수가 개운하고 맛있다.
몇몇이 어울려 먹으니 더 맛있다.
그런데 한 사람이 가위로 면을 자른다.
치렁치렁한게 싫다고 하면서
싹뚝 싹뚝 자르는 걸 가만히 보고 있던 사람이
어릴 때 잔치국수 끊어 먹다
엄마한테 혼 난 얘기를 한다.
잔치국수 끊어 먹으면 인연이 끊어지고
생일 국수 끊어 먹어도 명줄이 끊어진다고
길어도 절대 끊으면 안 된다고
조심스럽게 먹어야 한다고 한다.
언제나 좋은 생각만 하면서
이웃사촌 잘 되라고 비는 마음으로
우리를 길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