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in blurt •  5 hours ago 

나무들은 오늘도
양팔을 들고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겨드랑이가 찢어지는 아픔도
마음을 헐어내는 아픔에 비할 수는 없었다

새벽달을 보며
일 년에 열 두 번이나
몸 한 쪽이 깎여나가는 아픔을
*고요의 바다에 깊이 묻었다

뼛마디가 얼음조각으로 변하면서
반쪽이 된 낮달의 얼굴이 건네는 미소가
나무의 눈물을 거두어 갔다

봄을 부르는 제단(祭壇)에
눈물을 보이지 말라는 가르침을
겨울 나무는 알고 있었다

*달 표면 '고요의 바다(Mare Tranquillitatis)'에 있는
반경 100m 구덩이가 길이 30-80m동굴이 있다

image.png

겨울 풍경/ 천양희

헐벗은 나무
둥지튼 새들은 떠나갔다
허둥대는 바람같이
떠도는 마음 하나 못 붙들고
삶은 종종 살얼음판이었다
나는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은 어째서
같이 살면서 혼자 일어서야 하고
사람들은 어째서
낯선 거리 떠돌며
돌아가려 하는지
봄은 아직 멀었는데
기다렸다 기다렸다 기다렸다
눈보라 헤치며 어느 날.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BLU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