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in blurt •  2 years ago 

아무도 지나간적 없는 길
손차양을 하고 걷다 돌아본다

산자 베어무는 소리를 내며
발을 받아주던 숫눈 위로
한눈팔지 않고 따라온 발자국들

오동나무에 걸린 까치집에서 바람을 피하는
눈썹이 하얗게 센 그믐달
멀리서 돌아오는 까치 소리에
얼굴이 핼쓱해져

나란히 찍힌 발자국들에게
가는 길을 묻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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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길을 간다/이해인

겨울길을 간다
봄 여름 데리고
호화롭던 숲
가을과 함께
서서히 옷을 벗으면
텅 빈 해질녘에
겨울이 오는 소리
문득 창을 열면
흰 눈 덮인 오솔길

​어둠은 더욱 깊고
아는 이 하나 없다
별 없는 겨울 숲을
혼자서 가니

​먼 길에 목마른
가난의 행복

​고운 별 하나
가슴에 묻고
겨울 숲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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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s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