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in blurt •  4 years ago 

우리는 만나고 헤어진다.
어느 순간 떠나야 하고
누군가를 보내고 남겨진 시간을 메워야 했다.

채워지지 않는 공백을
막차처럼 빠르게 지나가던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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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 / 길상호

노을 사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역

​누군가는 떠나고
또 누군가는 남아 견뎌야 하는 시간

​우리 앞엔 아주 짧은 햇빛이 놓여 있었네

​바닥에 흩어진 빛들을 긁어모아
당신의 빈 주머니에 넣어주면서

​어둠이 스며든 말은 부러 꺼내지 않았네

​그저 날개를 쉬러 돌아가는 새들을 따라
먼 곳에 시선이 가닿았을 때

​어디선가 바람이 한 줄 역 안으로 도착했네

​당신은 서둘러 올라타느라
아프게 쓰던 이름을 떨어뜨리고

​주워 전해줄 틈도 없이 역은 지워졌다네

​이름에 묻은 흙을 털어내면서
돌아서야 했던 역, 당신의 저물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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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years ago  ·  

늘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