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싫다.
그래서 겨울이면 꿈꾼다.
겨울이면 제비처럼 남국에 가서 살다
새봄에 오면 어떨까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뿐이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민 박람회도 기웃기웃한다.
30대에 생각했던 이민
70대에 다시 꿈을 꾼다.
그렇게 싫은 겨울이 간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아쉬운 게 있다.
미안스러운 게 있다.
그래서 들어선다.
강 중앙은 얼음이 많이 녹아있고 가장자리는 아직 얼음판이 있다.
엊그제 내린 눈이 비였으면 다 녹어 떠내려갔을 얼음이 아직 있다.
혼자였으나 금방 만났다.
10살짜리 나를 만났다.
이리저리로 미끄럼 타듯 발을 옮기며
즐거워했다.
겨울은 싫지만 간직한 겨울 추억은 따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