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라 이이들이 왔다.
손주와 늦은 저녁까지 놀아주느냐 좋았다.
초등학교 1학년인 손자는 할아버지 집에 오면 같이 놀아 달라고 보챈다.
아직은 놀아 달라고 매달리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덕분에 늦은 밤까지 놀아 주었다.
나는 10시까지 놀아 줬고 이후는 할머니가 놀아 줬다.
아침에 보니 야식으로 통닭까지 시켜 먹으며 놀았다고 하는데
덕분에 아침은 늦잠을 자고 있다.
늦게 나가서 두어 시간 걷고 오니 10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자고 있으니
고단했나 보다.
그런데 깨어나다니 송편을 빚겠다고 한다.
어제 오자 마자 송편을 만들겠다고 해서 이번 추석에는 송편 안 한 더며 아무 준비도 안 한 할머니를 바쁘게 만들었다.
결국 송편빗을 쌀가루와 밤 콩 등을 준비하기에 이르렀고 오늘 일어나지 마자 송편을 빚는다.
그런데 송편이 특이하다.
나름 멋지게 멋을 낸 송편이다.
먹어보니 맛도 좋다.
올추석은 송편 구경 못하는지 알았는데 8살 손자 덕에 송편을 먹었다.
맛있게 먹으며 손자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놈아 지금은 네가 놀아 달라고 하지만 이제 몇 년 후면 내가 놀아 달라고 해도 싫다고 할 거다.
그러기 전에 열심히 놀아보자 이런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무럭무럭 자라는 손자가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 아쉽기도 하다. 우리도 그랬듯이 세월은 아이들을 금방 키워 놓는다.
그러면 지금처럼 할아버지 할머니 놀아주세요 하는 말은 듣기 어려울 것이다.
옛날 같으면 지금쯤 손자들이 아무리 없어도 대 여섯은 있을 텐데 요즘들은 아이들을 안 낳는 게 무슨 유행병 돌듯이 돌아 감염이 안된 젊은이들이 별로 없다.
이젠 체념 상태라 기대도 안 하게 되고 둘이 서러도 행복하면 된다 이 말 외는 해줄 말이 없다. 그렇다 보니 인구가 준다는데 하는 나라 걱정도 안 하게 되고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이다.
들려오는 소리로는 우리 세대가 산 것만큼 더 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어 정말 노후 대택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