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있는 일일게다.
그러나 이번 가을 들어 부음이 유독 많이 들린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 게 슬쩍 두렵기도 하다.
어제는 인기 배우 김수미 씨가 세상을 달랬다는 뉴스를 접했다.
안타깝게도 그의 나이는 75세라 한다.
옛날 같으면 천수를 누렸다고 할 나이겠지만 요즘은 90을 넘겨 사시는 분들이 많으니 75세는 노인축에도 못 들어가는 한창인 나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많이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아내가 작업실 문을 불쑥 열고 들어 오더니 친정 작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언제, 하고 물으니 며칠 되었단다.
아니 그러면 연락도 안 했다는 건가 하는 생각에 그럼 이거 뭐야 왜 연락이 없었지, 연락도 안 하고 장사를 모셨다는 건가 싶어 다시 장례식은 하고 물었다.
장례식은 아직 치르지 않았고 오늘부터 장례 절차에 들어가는가 보다 모레가 발인 날 자로 잡혔다고 한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아무래도 뭔가 문제가 있구나 싶다.
요양병원에 모셨는데 돌아가시는 과정에 뭔가 문제가 있어 장례절차가 늦어지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 문제라는 게 의료 사고나 환자 관리 부실 이런 거가 있었나 싶다.
사실 이 부분 말이 매우 조심스럽다.
요양원이던, 요양병원이던 노인분들을 모시는 데 있어 매우 힘든 일이다.
쉬운 말로 내 부모라도 내 집에서 못 모시니 그런 시설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시설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불상사도 일어나는가 보다.
처 작은어머니도 90이 훨씬 넘은 분이시다.
요양병원에 가신지도 이삼 년은 되신 듯하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부음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93세이신 아버지가 올봄에 넘어지시는 바람에 고관절에 문제가 생겨 수술 후 재활 병원에 계시는데 상태가 좋아지겠지 하는 기대가 점점 사라진다.
재활에 적극적이지 않으시니 상태는 점점 안 좋아지는 거 같다.
그렇다고 집으로 모실 수도 없는 상황이다.
90세인 어머니도 건강이 썩 좋지 않으니 신경이 많이 쓰인다.
잘 보이지도 않고 걷는 것도 힘들어 나들이가 쉽지 않다.
그래도 아버지 면회를 갈 때는 떠라가 시면서 좋아하시는데 마음이 편치 않다.
젊어서 건강 관리를 조금만 잘하셨으면 자식들 말을 조금만 들어주셨으면 눈도 그렇고 다리도 지금 같지는 않을 거 같은데 수술이라면 기겁을 하시고 반대이니 솔직히 답이 없고 약간은 서운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행히 정신은 좋으시고 식사는 잘하시니 고맙기는 하고 아들 며느리와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시니 잠깐씩이라도 수시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같는다.
그러시면서도 말씀은 요양원으로 보내 달라고 하시는데 그런 말씀하실 때는 밉다.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어머니는 요양원으로 보낼 생각이 없다.
이건 나나 아내나 같은 생각인데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있을 이별이나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부음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사는 게 뭔지 잘 사는 게 뭔지 알 거 같으나 알 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