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숟가락을 놓자 미치도록 졸렸다.
왜 이리 졸리지 하며 누웠다.
주밀이라며 개어 놓지도 않은 이부자리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는 생각에 누웠는데 잠에 빠져 드는가 했는데 그 잠이 낮잠 속 꿈에 빨려 든다.
마치 별을 빨아 들어 먹어치운다는 블랙홀, 그를 닮은듯한 잠 블랙홀이 그냥 나의 모든 것을 빠라들여 버리는 듯 정신없이 잤다.
그러다 어느 결에 정신줄을 잡고 아, 아니야 지금 내가 이러면 안 되지, 정신줄을 놓으면 안 되지 하고 깨어났다.
시간상으로 적어도 서너 시간 아니, 대 여섯 시간은 되었지 싶어 몇 시지 하며 깜짝 놀라 일어났다.
일어나니 비몽사몽 간에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듯 정신줄을 놓아버린 거 같은 몽롱한 상태로 시계를 본다.
2시 반이다.
순간 다행이구나 싶다.
잠에 끌려 다니다 뭔 봉변을 당할지 모를 상황에서 화들짝 일어나 나를 그렇게 끌어당기던 게 뭐지 하고 생각나니 생각나는 게 없다.
장자는 자신이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니고 너무도 기분이 좋아진 장자는 자신이 장자인지 나비인지도 잃어버렸다는데, 꿈에서 깨어 나니 나비는 간데없고 장자 그 모습 그대로 있어 자신은 나비가 아니라 장자 자신이었음을 깨달았다 한다.
홀리듯 빨리듯 두어 시간은 잘 잣 듯하나 난 무엇을 보고 왔는지도 모르고 그만 잠에서 깨어나고 말았다.
사실 악몽을 꾸는 거 같지는 않았으나 이렇게 끌려가면 영원히 헤어 나오지 못할 곳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아 몸부림쳐가며 도망쳐 나온 나의 오늘 낮잠이다.
커피 한잔을 타 한 모금 마시고 나니
확실히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커피는 역시 애터미 커피가 최고네 하는 생각에서 오후를 시작한다.
낮잠 달콤함을 넘어서는 사카린 같은 낮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