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은 조그만하다. 그럼에도 우리 가족이 2주마다 방문하여 빌려 보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가끔 도서관에서 보유하지 않는 책이 있더라도 다른 도서관과 연계하여 대출하는 서비스도 있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
며칠 전 서울 나들이를 갔을 때 아쿠아리움과 멀지 않은 곳에 별마당 도서관이 있어 방문해 보았다.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도서관의 포스는 집앞 도서관과 차원이 달랐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압도당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첫째는 입이 쩍 벌어져 "이렇게 큰 도서관이 있었다니!"하며 감탄했다. 곳곳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 사람이 있었는데 첫째도 책을 하나 골라 자리를 잡았다.
역시나 생물책을 고른 첫째. ㅎㅎㅎ 한 권을 다 읽을 기세라 그만보고 집으로 가자는 소리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보자고 하니 "우리 도서관은 작아서 이 책은 없을 거 같은데..."하며 말을 흐렸다. 우선 도서관에서 한 번 찾아보고 없으면 책을 사주기로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아빠 우리 도서관은 왜 이렇게 작아?"하고 묻는 아이에게 "10만 권의 책을 가진 큰 도서관 하나 있는 것보다 1만 권의 책을 가진 작은 도서관 10개가 곳곳에 있는 게 더 좋다."고 말해줬다. 그래야 도서관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서 자주 찾게 되기 때문이라고, 언젠가 인문학 강의에서 들은 걸 그대로 써먹었다. ^-----^
아이가 생물과 책에 관심을 가지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잘 읽을 수 있게 되면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