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육아일기] 내 몸에 열이 많은 이유를 깨달았다

in zzan •  3 years ago 

P20210914_112230864_957BD969-0746-4A3E-B91B-0C38A8675CBD.JPG

아이들 마음은 늘 따뜻한 여름이기를...^^

날이 추운데도 아이들은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한다. 집에 티비와 장난감이 없어서 그런 건가 싶어 간혹 미안할 때도 있지만, 역시나 아이들은 자연에서 뛰어 놀며 생물을 관찰하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며칠 전에는 어린이집을 다녀오자마자 혹시나 남아있을지 모르는 메뚜기나 잠자리를 잡고 싶다며 공원에 가자고 졸라댔다. 찬바람이 쌩쌩 부는데... 하루종일 집안일에 셋째를 안아준다고 어깨가 빠질 거 같은데... 따뜻한 아랫목에서 몸을 지지고 싶은데... 그냥 티비를 다시 살까 싶었다. ㅎㅎㅎ

게으른 엉덩이를 바닥에서 떼어 집을 나섰다. 날이 추워 아이들 손이 시릴까봐 고사리같은 손을 꼭 붙잡고 나란히 걸었다. 나는 몸에 열이 많은 편이라 겨울이 되면 자동으로 인간난로가 된다. 더운 날은 손에 땀이 차기도 해서 여간 불편한게 아니나 추운 날에는 상당히 유용해진다. 이건 이거대로 참 고마운 일이다. 한동안 말없이 걷던 첫째가 물었다.

"아빠는 왜 이렇게 손이 따뜻해?"
"윤이 손 따뜻하게 잡아주려고 그러지."
"그럼 나 태어나기 전에는 어땠어? 그때도 따뜻했어?
"그때는 엄마 손 따뜻하게 잡아주려고 그랬을 걸."
"그럼 엄마 만나기 전에는?"
"글쎄. 그전에는 따뜻했나? 차가웠나?"
"아빠 변온동물이야? 어떻게 몸이 차가워지고 따뜻해져!!!"

아이는 말을 마치자 마자 깔깔 거리며 웃는다. 읭??? 도대체 웃음 포인트가 어디냐? 나도 좀 알려주라. 같이 웃게. ㅎㅎㅎ 여하튼 아이와 이야기 하다 보니 내가 언제부터 열이 많았고, 누군가에게 온기를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단순히 체온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손을 마주잡은 것처럼, 도움이 필요한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도 손을 내밀 수 있는 그런 사람. 아이들 덕분에 오늘도 하루도 조금씩 깨닫고 성장한다. ^^ 세상 모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고마워. 사랑해. 축복해. ^^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BLU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