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를 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코엑스 아쿠아리움! 생물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가기 딱 알맞는 곳이었다. 입장 전부터 설레여서 방방 뛰는 아이들을 진정시키며 아쿠아리움으로 들어갔다.
메갈로돈 입구조를 재현해 놓은 모형 앞에서 한참을 머무는 첫째. 커다란 입, 날카로운 이빨. 하나하나 관찰하며 눈에 새겨 넣었다. 둘째도 신기한지 형 옆에서 알짱 거리며 알은채를 한다. 책을 잘 보지 않는 둘째지만 오다가다 주워들은 게 있는 모양이다. ㅎㅎ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테마별로 잘 꾸며 놓았다. 지금은 자연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 토종물고기들이 있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관찰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첫째는 환경을 깨끗하게 보존해서 다양한 생물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직접 잡아서 먹어보고 싶다고도 했다.
응? 결론은 다양한 물고기를 맛보고 싶어서 환경 보호에 힘쓴다는 얘기인가?ㅋㅋㅋ 일단은 환경부터 보호하는 걸로 급하게 마무리 했다.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고 알아가면서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존엄성을 느낀다. 아이도 비슷한 감정일까? 단지 형형색색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진화하며 살아온 그 긴 세월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도 깨달았음 한다.
좁은 곳에 갖혀 지내는 생물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공감했다. 아이들이 단지 호기심의 대상으로 생물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가까이서 생물을 관찰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에 있는 생물들을 더 보호하고 아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로 아쿠아리움이나 동물원을 만든 목적도 실제로 보기 힘든 생물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깨닫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도 그 사실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아 고마웠다. 착한 아이들은 선물을 줘야지! 다음에는 곤충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아이들은 생물을 편견없이 대한다. 좋아하는 우선순위는 있으나 좋고 나쁨을 따지지 않는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나 역시 생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금씩 줄여가고 있다. 아직 조금 두려운 애들은 있지만. ^^;; 여하튼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 많을 곳을 피해 집 근처 공원에만 다녔는데 간만에 나들이를 하니 힐링되었다.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가족들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