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문고. 오랜만에 들어갔다. 예전에는 뭐가 그리 억울하고 부조리한 일이 많았는지, 즐겨찾기를 해두고 수시로 들락거렸었는데, 오랜만에 접속한 국민신문고에는 글쓰기가 두려웠다. 혹시나 나에게 불이익이 있지는 않은지,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지는 않을지, 가족들에게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지, 걱정되었다.
민원은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한 것이었고, 혹시나 배달청년이 과태료를 반드시 납부해야 한다면 내가 대신 내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 내 감정이 들어갔기 때문에 어제 그 경찰들에 대한 의견은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그들은 그들의 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이었다. 원리, 원칙. 내가 회사에서 제일로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그들에게 잘못은 없다. 그러나, 아무리 원칙을 우선으로 한다고 해도 이타심을 배제할 순 없다. "착한 사마리안 법" 누구나 들어봤을 내용이다. 그 법에 따르면 아무리 청년이 신호를 위반했다고 하여도 위급상황에서 누군가를 구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면 정상참작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못했다. 아니 뻔하게 부축받으며 지나치는 할아버지를 외면했다. 그리고 청년의 항변을 묵살했다. 그들에게는 정의는 없다. 혹시라도 내 민원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다면 그것 또한 그들의 행동에 따른 결과이고, 그들이 나에게 불익익을 준다면 그것 또한 내 행동에 따른 결과이기에 묵묵히 받아 들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