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다. 약간의 습도는 느껴지지만 덥지도 않고 야외활동하기 딱 좋은 날이다. 요즘 코로나가 재확산되고는 있지만 일주일 내내 집에만 있어 갑갑해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싱싱카를 타러 나갔다.
집에서 얼마 벗어 나지 않았을 때 둘째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홍다리사슴벌레 암컷이었다! 자연에서 쉽게 보기 힘든 친구였는데 아이들은 몹시 기뻐했다. 하지만 기력을 다했는지 잘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햇살을 피해 편하게 쉴 수 있는 수풀 속에 놓아주고 자연의 품에서 평안을 맞이하길 기도해 주었다.
거리에는 사람이 적었다. 덕분에 아이들은 마음껏 속도를 높히며 씽씽카를 탈 수 있었다. 머릿결을 흩날리며 달리는 아이들을 보니 나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잠시 후 도착한 냇가는 물이 아주 깨끗한 상태였다. 장난꾸러기 아이들은 징검다리를 건너다가 물이 얕은 곳에 첨벙 뛰어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나 역시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시원한 물살에 더위를 느낄 새도 없었다. 지나다니는 물고기 구경도 하고 날아다니는 오리도 보았다. 가는 곳 마다 자연이 가진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에서 살살 신호가 왔다. 한창 불붙어서 놀려고 하는 아이들과 다시 나오기로 약속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보니 먹구름이 꾸물꾸물 다가오는 게 보였다. 불안하다. 집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천둥번개 소리와 함께 새차게 비가 내린다. 내가 볼일을 다 본 후 다시 나가려고 기다리던 아이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어쩐지 아침부터 운이 좋더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