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31] 다트

in zzan •  4 years ago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구리에 살고 있는 사촌동생집에 자주 놀러 갔었다. 가까이 살면서 한 번을 찾이 뵙지 못한 미안한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아이들 때문에 방문하기 시작했다. 작은어머니와 사촌동생들이 워낙 아이들과 잘 놀아주어서 그런지 어떤 날은 아이들이 먼저 가자고 조르기도 했다.

사촌동생 둘이 미술을 전공해서 그런지 아내와도 말이 잘 통했다.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만들기와 그리기 놀이를 해주었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첫째는 껌딱지처럼 사촌동생들에게 붙어 있었다. 그리고 집으로 갈 때는 꼭 미술용품 하나씩을 챙겼다;;; 그런데 무얼 하나 챙기는 것은 나와 아내님도 마찬가지였다. 책을 좋아하시는 작은어머니에게 책을 빌려 오기도 했고, 한때 신발장사를 했던 여동생에게 신발과 양말을 받아오기도 했다. 그리고 생뚱맞게 다트판을 받아오기도 했다.

남동생은 다트를 무척 잘했는데 아마추어와 프로사이쯤 된다고 했다. 한 번씩 나에게 다트 던지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게임을 했었는데 당연히 하는 족족 깨졌다. 그래도 배워가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여태 다트가 단순히 운 게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엄청나게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고 바른 자세와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하는 스포츠였다. 처음 자세를 잡고 던지는 법, 상대방의 견제에도 멘탈을 부여잡는 법을 배우면서 어느 정도 실력을 높힐 수 있었다.

다트판을 집에 가지고 와서도 한 번씩 던지는 연습을 했다. 아내와 핫도그 내기를 하기도 했고 아이들과 다트를 던지며 숫자놀이를 하기도 했다. 결국엔 아이들 손에 다트핀이 다 망가져서 오랫동안 방치되고 말았었다.

그러다 다트판이 다시 필요해진 사건이 생겼다. 숙소에 있는 동료들의 기싸움 덕이었다. 서로 자신이 잘한다며 다투기 시작했고 결국 정면승부를 벌이기로 했다. 집에서 다트판을 가져왔고 온라인마켓을 통해 다트핀을 구입했다. 그리고 어제 처음 진검승부를 펼쳤다. 타이틀은 역시나 아이스크림 내기. 게임에서 패한 후배는 11시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갔다. 패자는 말이없다. ㅋㅋㅋㅋㅋ

오랫만에 재미있게 다트 게임을 했다. 하다보니 작은집 식구들 생각이 난다. 한 달 전 여동생 결혼식에 들려 얼굴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오늘은 연락한 번 드려야겠다.

오늘도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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