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을 할 때 계획을 세워서 하나씩 줄여가는 편이다. 순서는 긴급하면서 중요한 일, 긴급하지만 중요도는 낮은 일, 여유있고 중요한 일, 여유있고 중요도가 낮은 일 순서로 진행한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 계획을 세우고 노트에 적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왠만해서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사소한 실수가 몇 건 있었다. 개인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도 있으나, 공사팀에서 긴급으로 요청하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 규정에는 3일 전 자재/장비 청구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어느 정도 용인해서 최소 하루 전에는 청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공사 막바지에 들수록 대중이 없다. 하루는 고사하고 당일날 혹은 지금 당장 해야한다며 재촉한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오늘 오전에는 폭발하기 직전까지 참았다. 오랫동안 끊었던 담배가 생각날 정도였다.
남이 요청하는 일을 긴급으로 하다보면 막상 내 일을 그르친다. 내 일을 하나씩 놓칠 때마다 두 배로 스트레스를 받고 의욕이 뚝뚝 떨어진다. 뭘 하던 부정적인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흐른다. 급한 일을 처리하고 하루가 다 지나갈 무렵 긴급했던 일들이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자 이전에 나는 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였는지 반성하게 된다.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흐를텐데, 그 한 순간을 참지 못해 인간관계와 일을 그르칠 뻔 했다.
명상을 하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겠다. 재미있는 글과 영상을 찾아 봐야겠다.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하고 느긋하게 책도 읽어야겠다. 그러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을 완전히 떨쳐내고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거 같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 나의 감정 때문에 불편하신 분들이 없길 바라며 잠자리에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