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 미약

in steem •  4 days ago 

심신 미약/cjsdns

뭐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꿈을 꾼 거야
청춘이 되려나 별 희한한 꿈도 다꾸네...

몰려오는 잠을 주체할 수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10시도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이유는 저녁 운동 대신 예초기를 메고 제초 작업을 하느라 힘이 들어 그런가 싶었다.

정말 그런지 그렇다고 확인을 아내가 해준다.
그런가 보네 하는 의미의 동의로 자리를 빨리 깔아줘 한다.
나 잘래 하고는, 자리를 펼치자마자 쓰러지듯 누어 곯아떨어진다.
그랬는데 그랬으면 편히 푹 자면 될 것인데 그렇지 못했나 보다.

이해가 안 되었다.
전역을 하고 한두해 까지는 다시 군에 가는 꿈을 꾸었다.
어느 날은 내가 왜 군대를 또가야 하느냐며 안 간다고 더 버티니 서류를 조작해와 가지고는 내가 전역을 하고 신고를 안 해서 법적으로 다시 군대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홧김에 그래 그러면 내가 다시 갈 테니 귀찮게 하지 마 소리치며 집을 나서는 꿈을 꾼 적도 있다.

그런데 웬 전쟁을 하고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그 전쟁에서 처절히 싸우다 낙오자인지 패잔병이 되었고, 살아남기 위해서 절벽을 기어오르는 군인 중에 한 사람이 나였는가 말이다.
만신창이가 되어 민가로 내려와서는 숨을 곳을 찾는 내 모습은 너무나 초췌해 보였다.

행길에서 좀 떨어진 민가의 허술한 광에 숨어들어 쉬고 있는데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
틈을 이용해 밖을 살피니 어디서 왔는지 모를 대규모 병력이 행군을 하다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짝 긴장하여 봐도 아군인지 적군인지 식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망설였다.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아군이 전선으로 이동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에 고민하다 그래 다시 전선으로 가서 싸우자 하는 결심을 하고 문을 열고 나서는데 잠이 깨었다.

아니, 이게 뭐야
꿈속에 영화를 찍었나, 웬 전쟁 드라마에 내가 참여를 하고 있는 건가 이해가 안 되었다.
이유가 있다면 어제저녁을 먹고 나서 할까 말까를 망설이다 한 일이었을지는 모른다.

험준한 산처럼 가파른 언덕경사면에 2년 전쯤에 매실나무 몇 그루를 심었다.
가금 살펴보고는 하는데, 올해는 나무 하나에는 셀 수 있을 정도의 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었고 며칠 전에 보니 노랗게 익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나무들에게 마수를 펼치려는 놈들이 보였다.
그놈들은 다름 아닌 칡넝쿨이다.
이미 손을 뻗어 덮치려 한 손을 슬며시 얹고 있는 중이었고 어제는 보니 슬며시 하리까지 감는 놈도 보였다.

생각할수록 괘씸하여 더 두고는 볼 수 없지 하는 생각에 그놈들을 쳐 부드러 총칼 대신 예초기를 메고 나섰다.

전투를 벌여야 하는 곳이 워낙에 경사가 급하고 험한지라 싸움은 쉽지 않았다.
그렇치만 아직은 자기 보호 능력이 전무한 그들을 위해서 대신 용감하게 사워야 했다.
하여, 나는 예초기를 총으로 칼로 사용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해 싸웠다.

그게 다였다.
그런데 꿈속에서 전쟁을 하다니
아무래도 심신이 미약해졌거나 아니면 다시 청춘이 되려는가 보다.
다시 청춘이 된다 해도 두렵지만 노인성 심신 미약이라면 더욱 두렵다.
아직은 그럴 때는 아니지 싶기 때문이다.

하여, 다시 받아준다면 군대나 갔으면 좋겠다.
받아만 준다면 군대보다 좋은 곳은 없어 보인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심신 미약은 아닌 거 같기도 한데 그렇다면 이런 말이 있는지는 모르는데 혹시 심신 비약인가.

2024/06/2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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