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중국 10년 전략, 틀렸다. >

in kr •  2 years ago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장관 블링컨이 5월 26일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10년 전략을 제시했다.

블링컨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 투자, 동맹, 경쟁이라는 세가지 카테고리의 수행방안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블링컨의 대중국 전략을 보고 실망했다. 이 방안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미국의 국무부 전략가들이 3류로 전락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들어 미국의 대외정책이 너무나 조악하다. 우리는 미국과 운명공동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이렇게 헛물을 켜게 되면 우리는 곤란해진다. 지금과 같은 비대칭적 한미동맹 체제하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은 곧바로 한국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이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수행한다 하더라도, 미국의 기본적인 가이드 라인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한국이 손해를 보는 줄 알면서도 대러시아 제재를 따라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미국이 대중국 전략을 수립하면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손해를 보더라도 따라가는 수 밖에 없다. 그것이 현재 한국의 입장이고 처지다. 한국이 기대하는 것은 미국이 터무니 없이 엉터리같은 대외정책을 수립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의 잘못된 결정에 우리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정치인과 국민들의 결기가 필요하다. 유감스럽게도 현시점에서 한국 정치인과 국민들의 결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70년간 습관이 된 의존성은 심각한 피해를 보기전까지는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중국 전략을 제시하기 전에 왜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열세에 처해 있는가를 먼저 진단해야 한다. 방책을 제시하기전에 제대로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냉전당시 지금과 유사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다. 소련이 미국보다 먼저 유인우주선을 발사했을 때다. 당시 케네디는 문제를 내부에서 찾았다. 그래서 과학교육을 강조하고 나사를 만들었고 프론티어 정신을 제시했다. 당시 미국은 내부의 혁신을 통해 소련과의 경쟁에 정면으로 맞섰고 승리할 수 있었다.

왜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과거처럼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을까? 미국이 제시한 전략을 조금만 살펴보면 별 실제적인 효과가 없는 아무말 대잔치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그저 좋다는 말은 다 모아 놓은 것이다. 미국에 대한 투자라는 것은 동맹국이나 우방국의 생산능력을 미국으로 옮겨서 생산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그것은 동맹국과 우방국의 산업을 미국으로 들여온다는 말이다. 한국이 미국의 투자전략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이다. 한국은 자국의 일자리 증대를 포기하고 미국에 생산시설을 세우면서 미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이외에 어떤 동맹국이나 우방국이 산업생산시설을 댓가없이 미국에다 세울까 ?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동맹국을 규합한다는 것은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보다 중국이 동맹국 규합을 더 폭넓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는 미국보다 중국과 더 가까워지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대부분은 중국이 석권하고 있다. 중국은 호주 주변의 남태평양 11개국과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견제에 동참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인 러시아도 중국과 동맹처럼 만들어 버렸다. 미국은 나토를 이용하여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지만 이 또한 쉽지가 않다. 유럽국가들은 미국보다 중국과 교역량이 더 많다. 러시아 제재로 인해 경제위기의 초입에 들어선 유럽은 중국과 교역을 하지 않으면 경제위기 탈출을 위한 출구를 스스로 봉쇄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유럽에게 러시아와 경제를 단절토록 하고 다시 중국과도 교역을 하지말라고 하면, 그들은 미국과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할지도 모른다. 이미 동맹을 규합해서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은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했다. 한국처럼 철없는 위정자들이 있는 곳이나 중국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낼 뿐이다.

중국과 공정한 경쟁을 한다는 말도 이율배반적이다. 동맹국을 규합해 중국을 고립시켜놓고 다시 중국과 공정한 경쟁을 하자는 것이 말이 되는가? 미국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진짜로 중국과 공정한 경쟁을 하면, 패배하는 시간만 더 앞당길 뿐이다.

최근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를 개정한다고 한다. 이번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을 묶어서 대응하는 방안을 고민중인 것 같다. 아직 내용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만일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묶어서 대응하겠다고 한다면 한마디로 재앙이 될 것이다. 위협은 나누어서 대응하는 법이다. 이렇게 현실적이지 않은 안보전략을 수립하면 멀쩡한 나라도 망하는 법이다. 미국이 무슨 능력으로 중국과 러시아르 묶어서 대응한다는 말인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와 적대관계를 선언하게 되면 미국을 지지하는 나라보다 중국과 러시아를 지지하는 나라들이 훨씬 많아진다. 그렇게 되면 거꾸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공식적인 위협으로 선언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시 생각해보자. 왜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쳐졌을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미국이 중국의 권위주의적 국가발전전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만큼 효율적인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지 못한 것이다. 중국이 권위주의체제라서 미국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미국이 중국보다 효율적이지 못했고 무기력했기 때문이다.

미국을 이끌어간 금융자본들이 언발에 오줌 누듯이 단기적인 투자이익에 목숨을 걸면서 미국의 경쟁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내부혁신에 실패했다. 미국은 자유로운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중국보다 더 효율적인 생산성을 유지했어야 했고, 지속적인 혁신을 달성할 수 있어야 했다. 미국이 자유체제를 운영하면서 권위적인 체제인 중국에 패배하고 있다는 것은 자유가 권위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의 문제는 혁신과 창의를 뒷받침하고 있는 자유를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런 장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오늘날 중국에 열세에 놓이게 된 것은 중국 때문이 아니라 미국 스스로의 문제 때문이다. 자본의 무제한적인 이익추구가 결국, 미국 국가의 기능을 저하시킨 것이다. 세계 최고부자 나라가 국민들을 위한 의료보험 하나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총기사고로 전쟁에서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미국의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는 문제를 외부에서 찾으려 한다. 진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처방이 제대로 될리는 없다. 미국의 지식인들 대부분은 어용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촘스키와 미어샤이머 같은 학자들의 경고가 있었지만 미국 정치인들은 마이동풍이었다.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어용정치인과 어용학자들에게 논리를 강구하여 뜯어 맞추게 했다.

한국은 미국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의 문제는 내부에 있다. 한국도 권위주의 시대인 박정희와 전두환 때보다 민주화된 시대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에 자본은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았다. 한국의 사회복지는 박정희와 전두환 때 그 틀이 갖춰졌다. 민주화 이후 정치권력이 자본의 눈치를 보고 있다. 이제 한국의 자본은 거칠 것이 없는 것처럼 욕심을 부리고 있다. 노무현과 문재인때는 그래도 뒤에 숨어 있는 척이라도 하더니, 이제는 윤석열과 한동훈이 노골적으로 자본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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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의 계기를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