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치님들과 함께 하는 철학스터디에서는 중세의 실제론과 유명론을 다루었습니다. 실제론과 유명론은 한번은 정확하게 인지하고 넘어가야할 주제입니다. 이렇게 공부한다고 다 알면 좋겠지만 아직도 안개속 입니다.
하지만 한 걸음씩 가다보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겠지요. 오늘 발제를 해주신 분이 철학자의 계보까지 정리해서 차근차근 안내해 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발제가 끝나고 나누는 그룹나눔은 늘 시간이 모자랍니다. 아마 한 시간을 토의해도 주제가 계속 나올거에요. 처음 시작은 작은 씨앗인데(오늘 씨앗은 어마무시 컸습니다만..) 나누다 보면 우주 전체를 다룹니다. 오컴의 생각부터 중세 시대에 사람들의 삶, 현재 논의 중인 생태신학까지. 좀 더 시간이 있었으면 가이아론에서 코스모스까지 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제까지 핸폰까지 강제수거 당하는 명상교육을 다녀왔는데 오늘 배운 실제론과 유명론이 가장 드러나는 영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머리로 이해하고 싶지만 그렇게 해봤자 몸이 안되고, 그렇다고 몸으로 느껴야하는데 그것도 잘 안되고... 케세라세라...이겠지요?
저는 SF소설을 좋아합니다. 추리소설도 좋아하지만 특히 SF소설은 일반 사람의 삶이 아니라 생각의 틀을 깨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그렇습니다. 최근 읽었던 총 2000페이지 가까운 류츠신의 "삼체"는 더욱 그랬습니다. 인간의 삶에 대해서, 인간이라는 종족에 대해서, 삶을 영위한다는 게 무엇인지,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유독 중국소설가에게서 발견되는 인간경시(사람벽을 만들어 홍수를 막으라고 하고_이건 다른 소설입니다, 인간의 뇌만을 우주선에 태우는 등)는 또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싶기도 하고요. 아까 토의 중 인종은 피부색이 아니다.. 하는 맥락과 함께 삶의 내러티브가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코치라는 직업(!!)이 갖는, 어쩔 수 없이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환경과 태두리가 좋습니다. 그 길을 함께 갈 수 있어서 더더욱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