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하는 방법을 우리는 배운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자신의 의사를 풀어야 하는지, 의견을 전달해야 하는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를 우리는 거의 알지 못합니다. 학교에서는 대화보다는 머릿속에 넣고 암기하는 정보만을 강조합니다. 갈수록 이 사회에서 서사는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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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의 위기"에서는 정보만을 다루는 요즘의 언론이 지식을 통한 성장을 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우리의 삶을 물질적이고 눈에 보이는 것만 강조하는 사회가 되게 한다고 했습니다. 얇은 책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이 깊어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씹어 소화를 시켜야 합니다.
서사가 사라진 사회는 빈껍데기입니다. 서사는 지식을 통해 현재만이 아닌 과거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흘러가는 겁니다. 단편적이지 않기에 숙고하고 사고하고, 이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야 합니다.
자신의 사고체계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 어떤 모습을 모이고 있는지 우리는 지금 너무나 잘 보고 있습니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절절히 견디어 내야 한다는 게 문제겠죠. 철학없는 경영자가 있는 기업은 성장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기업이 클수록 경영자가 될만한 사람을 선별하여 어마무시한 지원과 경험을 하도록 합니다. 그들의 시야가 커져야 조직이 커질 수 있으니까요.
조선시대에는 세자에게 어릴 때부터 스승을 붙여서 공부를 시켰습니다. 사서삼경과 대화를 통한 토의도 시키고, 왕이 직접 나서서 문답을 하면서 그의 깨달음을 이끌었습니다. 그러한 교육을 받지 못한 대표적인 왕이 바로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의 임금인 선종입니다. 선종은 임진왜란이 벌어지자 가장 먼저 한양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순신의 유명세를 시기하여 그를 내치고, 마지막에는 백의종군을 하도록 합니다. 결국 그러다가 이순신은 전사하죠.
여러설이 있지만, 하나의 조직을 이끄는, 한 가정을 이끄는, 한 나라를 이끄는 자의 철학이 어떠한지는 너무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직은 그 조직의 수장의 크기를 벗어날 수 없거든요.
앞으로 얼마나 더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될지 걱정이기도 하고, 법을 개떡같이 여기면서 철학없고 생각없는 우두머리(?)를 옹립한 저열한 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짜증스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