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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kids •  5 months ago 

지난 토요일 올해 마지막 시험을 끝냈다. 시험에서 해방되어 그런지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가벼운 몸으로 아이들과 한바탕 놀아주려고 오랜만에 물놀이 장을 찾았다. 아내님이 공부를 하러 간 3시간 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뛰어노는 아이들과 함께 했다. 힘든 것도 모르고 아이들과, 물과, 그 공간, 그 시간에 물아일체가 되었다.

잠시 간식을 먹으며 숨을 돌리는 동안 나무에 몸을 맡기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매미를 발견했다. 폴짝 뛰어올라 매미를 잡는데 성공! "매미 잡았어!" 라고 말하는 내 주위로 아이들이 쏜살같이 달려든다. 젖은 손을 슥슥 닥아내고 매미 날개가 젖지 않게 관찰하는 아이들. 셋째도 만져보고 싶다고 툴툴대지 않고 그저 서서 관찰한다. 예전 같으면 힘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아이 손에 매미가 뭉그러질 걱정을 했을 텐데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도 자신의 속도에 맞춰 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님이 공부가 끝나고 집으로 가야하는데 아이들은 많이 못 놀았다며 입을 삐죽거렸다. 3시간이면 적게 논 것도 아닌데 아이들에게는 한참이나 부족한가 보다. 어르고 달래서 겨우 집으로 오는데 아이들은 다 잠이 들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깨서 다시 신나게 놀 궁리를 하는 아이들...... 너희들은 편하게 잤지만 아빠는 안전하게 운전을 해야 했단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아이들과 변신놀이를 했다. 이것 역시 참 오랜만이다. 그동안 공부하느라 아이들 얼굴 볼 시간은 물론 몸을 부딪히며 놀아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열심히 놀았다.

예전 같았으면 아이들 셋이 달려들어도 가볍게 제압하거나 힘에 부친 듯 져주었을 상황인데 아이들 힘이 어찌나 세졌는지 도저히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우선 가장 힘이 센 첫째를 제압하고 둘째와 셋째는 겁을 주며 시간을 벌었다. 다행히 아이들을 각개격파하면서 놀이를 이어갔는데 강도 높은 운동은 한 기분이었다. 내가 나이가 드는 것인지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인지 모를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내가 곁에서 함께 하지 못한 시간 탓하며 앞으로는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자고 다짐했다.

새벽에 일어났는데 온몸이 뻐근해 달릴 수가 없었다. 평소 쓰지 않은 근육들이 뭉치고 퍼진 것 같다. 달리기를 포기하고 침대에 더 누워 있었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기분 좋은 아침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매일 이런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꼈다.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나 역시 밝고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전에 근력운동을 해서 아이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도록 근육을 키워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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