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육아일기] 천둥번개가 무셔😱

in kids •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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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부터 갑자기 비가 쏟아지더니 천둥과 번개까지 동반하기 시작했다. 천둥 소리가 무서웠던 셋째는 예정되어 있던 병원을 가지 못한 체 집에 머물렀다. 번개가 번쩍하고 천둥이 우르르 쾅쾅 할 때마다 울고불고 아내님에게 매달렸다고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첫째와 둘째는 신이 났다. 첫째는 과학을 좋아하는 덕분에 천둥번개가 발생하는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며 설명할 정도가 되고, 둘째는 비만 오면 마냥 즐거워 밖으로 뛰쳐나가려 하기에 비 오고 천둥번개가 치는 날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날이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니 아이들이 뛰쳐나오며 반갑게 맞이해 준다. 그날의 스트레스가 쫙 풀리는 순간이다. 그런데 셋째가 아직도 눈가가 촉촉한 체로 나를 안으며 "천둥번개가 쳐서 울었어. 너무 무서웠어."라고 말했다. 아이를 토닥이며 천둥번개가 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알려줬다. 구름 속에 모여있는 전기가 땅으로 떨어지면서 번개가 만들어 지고, 전기가 땅으로 떨어지면서 공기랑 부딪쳐서 천둥 소리가 들리는 거라 설명했다. 손바닥을 마주치면 소리가 나는 거랑 같은 거라고 알려주니 자기 손벽을 부딪치며 "이렇게?" 벽을 손바닥으로 치며 "이렇게?" 나를 손바닥으로 치면서 "이렇게?" 하며 즐거워했다. 아이가 하나씩 이해하며 성장하는 거 같아 흐믓했다.

잠시 후 다시 천둥번개가 쳤다. 바로 직전까지 손뼉을 치며 즐거워 하던 셋째는 온데간데 없이 다시 울먹이는 얼굴로 내 품속에 파고든다. 아직은 이성적인 판단보다 본능적인 두려움이 앞서는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우르르 쾅쾅!!!" 거리며 셋째를 놀려주었다. 첫째까지 가세해 셋째를 놀리자 기겁하며 울어 댄다. 아내님의 살기를 느끼고서야 장난을 멈추고 셋째를 품에 꼬옥 안았다. 눈물 범벅 울상인 얼굴도, 땀에 젖은 몸에서 나는 약한 쉰내도 그저 예쁘게만 느껴진다.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이 오랫동안 차곡차곡 쌓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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