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기에 나갔다.
오던 비 잠시 멈춘 듯하여 휘적 휘작 밤거리를 누비다
담장 아래 꽃을 발견한다.
이 밤에도 너는 깨어 있구나
곱기도 해라
졸리지는 않고 말을 거니
화답해 온다.
너는 왜 안 자고
나 보러 왔어
별빛 달빛이 아니라도
널 보니 좋구나
하늘이 어두워도 두려울 게 없구나
두려울 게 없다고
밤도 하루의 반이야
덤이 아닌 하루의 반이라고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두려울 게 없다
밤이 있어야 온전한 하루라는 말
선심 쓰던 던진 내 말이 이리 부끄러울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