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in blurt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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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어둠에 휘말리기 전
새해 첫 달이 다녀간다

언제나 등을 지고 살아야하는 둘의 발목에
붉은 끈을 묶던 월하노인의 뜻모를 웃음

손을 잡고
강아지풀이 빗물로 수정구슬을 빚는
들길을 걷고 싶은 날에도
벤치에 은행잎과 느티나무잎이
서로 어깨를 기대고 앉아 있는 걸 보면서

바다를 기울여 한 발 가까이 다가가면
길목에 웅크리고 있던 그림자가 너울처럼 휩쌌다

가슴에 담기고 싶은 내가
시리도록 바라보아도 달아나는 너를
달이라 불러야했다.

이 글은 steemzang에서 시행하는 이달의 작가 응모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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