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in blurt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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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날 오랜만에 아들이 왔다.
엄마 아프다는 말을 듣고 휴일에 온 아들이 반갑고 고맙다.

혼자 먹는 밥이 쓸쓸한지 술자리가 많아서인지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셔츠도 실밥이 나오고 단추도 벌어지고 있다. 밤에 군만두가 먹고 싶어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으려고 하니 플라스틱 만두가 되었던 얘기에는
같이 웃지만 웃는게 웃는 게 아니다.

모든 게 서툴고 아쉬우면서도 직장 생활 잘하고 시간 쪼개 공부하는 아들이
고맙고 기특한데 엄마 아픈게 제일 무섭다고 한다. 열이 나는 아기를 안고
서서 밤을 새운 적도 있지만 지금은 아들이 오히려 내 걱정을 하는 나이가
되었다. 자식이란 이런 존재구나 하는 생각에 오래 전에 안 계신 부모님이
더 간절하게 그립다.

엄마 힘내라고 장어 먹자고 한다. 괜한 아들 걱정보다 나를 추슬러야 아들이
편할 거라는 생각이다. 지금부터 내가 할 수 있는 노후 준비중에 가장 중요한
게 내 걱정 안 시키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떠나는 아들이 돌아보며 갈대처럼 흔들던 손이 아직도 남아있다.
한가한 틈에 나가서 가을 풍경이라도 찍어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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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years ago  ·  

노후 준비중에 가장 중요한게 내 걱정 안 시키는 일이다.

정말 중요한 노후준비군요.

  ·  4 years a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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