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내리던 비가 그치고
바람이 선선해 밖을 거닐었다.
멀리 편의점 간판이 보이는 곳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마침 필요한 것도 있고해서
그 쪽으로 가는데
맞은 편에서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슬금슬금 다가온다.
자세히 보니 목줄도 없이
혼자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도와줄 엄두도 못 내고
너무 무서워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본다.
한 학생이 신고를 해준다고 전화를 걸자
그제야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부지런히 쫓아오며 개를 부른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사과도 없이
도와주려던 학생에게 험한 얼굴로
별일도 아닌데 무슨 신고를 하느냐고 하면서
나에게도 왜 소리를 지르느냐고 한다.
나중에 하는 말이 걸작이다.
우리 애 임신중이라 놀라게 하면 안 된다고,
이런 멍멍이 같은...
그리 이야기 하면 사과를 해야죠,
아 죄송합니다
난 따님이 혹은 며느님이 임신중인줄 몰랐습니다.하고 다음부터는 정중하게 사과하세요.
제가 거기까진...
다음부터는그렇게 말하겠습니다. ㅎㅎ
뱃속에 애기가 개 때문에 놀랐다고 하세요.ㅎㅎ
아차, 그 생각을 못했어요.
또 오기만 해봐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