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중견기업과 미팅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연초가 되다보니 사람에 대한 고민 물론 국가의 인증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자 하는 기업입니다.
이렇게 미팅을 요청하는 기업은 그나마 괜찮습니다. 대표님 혹은 인사당당자분이 기업내 근무자에 대한 고민을 한다는 뜻이니까요. 연초에 계획했던 부산, 경남 지역 중심의 활동을 하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습니다. 물론 요즘 온라인으로 안되는 게 없다보니 전국을 대상으로 일을 합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KTX로는 3시간, 하루에 일을 보고 내려올 수도 있고, 일정이 미리 잡히는 경우는 더 짧게 비행기를 타고 가면 됩니다. 오전에 갔다가 오후에 부산에서 미팅을 하기도 합니다. 전국이 제 손아귀(는 아니고...)에 있습니다...
중견기업 이상을 만나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HR관련 일을 조금 더 고도화하여 수준을 높이고 싶어합니다. 역량 진단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리더를 어떻게 하면 더 성장시킬 수 있는지, 전사 리더십 교육 등에 대한 문의를 합니다. 이런 기업과 협업하는 건, 새로운 도전이 되기도 합니다. 저도 준비를 많이 해야 하고요..
그렇지만 참 이상하게도 마음은 중소기업으로 향합니다. 이 기업에서 연락이 오면 첫 마디가 이렇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데 어떤 것부터 해야할까요?"
중소기업에서는 인사담당자가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일당백의 역할을 합니다. 체계가 없기에 주먹구구로 업무를 시작하고 체계화되기 전에 다른 일로 넘어갑니다. 역량이 쌓이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나마 정리나 체계를 경험한 인력이 입사를 하면 뭐라도 쌓아보려고 노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그 인원이 다른 일을 하게 되면 경험은 그냥 공준분해가 되고 맙니다.
이렇듯 역량을 개발하고 관리, 유지하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기업에서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주 많이 합니다. 일을 시키기 위해 교육도 그만큼 시킵니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교육기회가 많이니 좋겠다 싶지만, 그만큼 일이 빡신 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죠.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국가교육지원, 하지만 역량진단은?
대기업에서는 수익이 있으니 교육비를 어마무시하게 씁니다. 저도 대기업 다닐 때, 미국컨퍼런스도 갔다왔고, 말레이지아 HR교육세미나 참석도 했습니다. 100만원 이하 교육은 거의 연 1회는 받았던 것같아요. 그만큼 일도 했지만요.
중소기업, 소상공기업에서 그렇게 쓰기는 어렵습니다. 매년 참여하는 인적자원우수기관 심사할 때 중소기업은 연간 교육시간 평균이 10시간이 안됩니다. 교육비는 만원도 안된 것같군요. 제 기억에.. 차이가 나도 너무 납니다.
근로자가 자기 결제 하에 몇 백만원의 교육비를 쓸 수 있는 회사와 그 사람이 빠지면 일이 안된다고 무료교육도 참석시키기 어려워하는 회사,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 지는 뻔하죠.
국가에서는 교육비를 내지 않고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이름 좀 어떻게 안될까요???), 국민내일배움카드, 사업주 훈련, HRD Flex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과정도 좋지만 가장 좋은 건 개인의 역량진단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 추천이겠지요.
그럼 역량진단은 어떻게 하냐.. 그것도 참 쉽지 않아요. 대기업에서는 자체 역량모델링을 통해 진단을 합니다. 몇 개월, 수많은 전문가가 합심해서 모델을 개발하고 계속 업데이트를 하죠.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그림의 떡입니다.
국가차원에서 개발된 범용적인 역량진단은 아직 없다고 봐야해요. NCS 기반의 진단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직무관련 역량진단(그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정도의 진단)이나 직업기초 능력 수준이라 기업 전체의 역량을 진단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요.
대표님들, 인재육성에 비용을 얼마나 쓸 수 있습니까?
사람을 육성하는데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가장 간단한 MBTI 진단을 하는데도, 버크만 진단에도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 모든 비용을 나몰라 한다면 인재육성은 물 건너 가는 겁니다. 사람이 육성되지 않는 기업은, 그냥 현재 유지를 할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얼마전 창원상공회의소 강의에서 대표님들께 "골프 한 번 가는 거 줄이고, 그 비용으로 강사 불러서 전 직원대상 강의해 보시라"고 했더니 썩소를 날리시더군요. 푸하하~~ (쌈닭되고 있습니다!!)
많은 대표님들이 이러십니다.
사람 키워봤자,
다른 기업에서 빼가거나,
더 좋은 기업으로 가더라.
몇 번 배신 당하니 이제는 안한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죠. 늘 나오는 딜레마입니다. 이 대표님의 말에는 사람을 키워보겠다고 쓴 마음이 다쳤으니, 말 그대로 마상을 입으신 겁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실 거에요.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더 좋은 기업으로 갈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을 길러냈다고. 그 인력이 있을 동안에는 제대로 일을 했을 거라고. 더나아가 현재 남아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람이 부러워서라도 좀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요.
오늘 미팅을 했던 대표님에게 이 이야기를 드렸더니, 첫 마디가 "더 잘 해줘서 안 나가게 해야죠."하시더군요. 얼마나 마음이 좋던지요. 이런 대표님이 더욱 많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나도 그래~ 하시면 댓글이라도 남겨주세요.
최근 알게된 온라인기업교육업체에서 역량진단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담은 사이버연수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미 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에서는 전사원 대상으로 도입을 계획하고 있구요. 제가 보기에는 인사담당자가 없는, 교육담당자는 더더욱 없는 중소/중견기업에서 도입할 경우 큰 혜택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신청해 주세요. 관련 자료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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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의 법칙, 조직은 리더의 수준을 넘을 수 없다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빠릅니다. 하루가 다르게 AI는 발전하고 사람들의 생각도 변합니다. 기술의 부침, 시장상황의 급변 등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카멜레온 처럼 변신하고, 적응하는 능력입니다. 특히 이 능력은 경영자가 가져야 합니다. 굳건하게 지켜야 하는 것과 변신해야 할 부분을 함께 가져야 합니다.
경영을 하기에 쉽지 않은 환경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식과 지혜를 잘 활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경영자는 안테나를 높이고,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어쩌면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 개발의 대상자는 바로 기업의 수장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조직은 리더의 수준을 넘을 수 없다. 즉 조직은 리더의 수준하에 머뭅니다. 조직의 능력을 키우려면 가장 먼저 역량을 키워야 하는 건, 바로 기업의 대표 혹은 조직의 리더입니다.
역량진단이 주제였는데, 결론은 안드로메다군요. 적어도 제 마음이, 안타까움이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이저부터는 제 경험과 제가 운영하는 공간콤마 세미나 공간이 조금 더 지역기반의 기업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아이디어 있으신 분은 남겨주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