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자궁>
---변 재 섭---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다
저 물길을 더듬어 가면 주저 없이 스며드는
지천을 만나지 지천을 더듬어 가면 시내를 만나고
개울을 만나고 도랑을 만나고 그 끝에서
딱 마주서는 나무 한 그루
그 한 그루가 숲이 되고 거기 수천, 수만의
아니 헤아릴 수 없는 나무로부터 한 점 티 없이
맑은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광화문 앞을
우리의 강물로 도도히 흐르고 마침내 방방곡곡
메마른 대지의 가슴을 적시며 푸르게 흐르는 것이지
갑오년에도 기미년에도 흘렀고 경신년에도 흘렀던
것이지
너, 한 그루 나무여
강물의 위대한 자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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