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라를 아시나요>
---서 정 주---
밤 삼경보다도
산 속
중의 참선보다도
조용한 꿈보다도
더 쓸쓸하고 고요한 사람만이 사는
나라를 아시나요?
말은 오히려 접어서 놓아 둔
머언 나들이옷으로
옷걸이 속 횃대에 걸어만 놓고 지내는
그런 사람만이 사는 나라를 아시나요?
육체가 세계에서 제일로 싼 나라.
한 딸라면 양귀비 두엇을 사고도 남는 나라.
그렇지만 마음만은
절대로 팔지 않는 나라.
전당쯤은 잡혀도
절대로 아주 팔지는 않는 나라.
이천 년 합병에도 그건 그랬던 나라.
이 전당 찾아서 고향 가는 것도
또 기다리자 약속하기라면
냉수와 쌀과
김치만으로
또 일만 년을 누구나 기다릴 수 있는 나라.
그러기에
해도 여기에 와서는
미안한 연인마냥
그 두 눈을 살짝 외면하는 것이
보이는
그런 나라를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