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바다>
---황 금 찬---
아침 바다엔
밤새 물새가 그려 놓고 간
발자국이 바다 이슬에 젖어 있다
나는 그 발자국 소리를 밟으며
싸늘한 소라 껍질을 주워
손바닥 위에 놓아 본다
소라의 천 년
바다의 꿈이
호수처럼 고독하다
돛을 달고 두세 척
만선의 꿈이 떠 있을 바다는
뱃머리를 열고 있다
물을 떠난 배는
문득 나비가 되어
바다 위를 날고 있다
푸른 잔디밭을 마구 달려
나비를 쫓아 간다
어느새 나는 물새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