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
---문 동 만---
취기가 가시지 않은 동인천역
김해화 김기홍 시인은 일당을 공치고
순천행 열차를 타러 영등포역으로 떠나고
두주불사 박영근 시인 술 한잔 산다며
손목을 잡았다 현금카드를 주며
담배와 돈을 찾아달라기에
40만원 잔고에서 15만원을 찾아
담배를 사고 낮술 한 병씩 나눠마셨다
-야야 이게 기한 없는 생활빈데 이렇게 많이
찾아오면 어쩌냐-
타박이 한 잔이었으나,
늙어가는 사내들의 등짝과
뒤틀린 어깨에 걸린 바랑을 보는 것은
낡은 외상장부를 보는 것과 같다
몇 줄 그어 빚을 나누고 싶은데
누군가는 너무 멀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