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서 정 주---
날이 날마다 드나드는 이 골목.
이른 아침에 홀로 나와서
해지면 흥얼흥얼 돌아가는 이 골목.
가난하고 외롭고 이즈러진 사람들이
웅크리고 땅 보며 오고 가는 이 골목.
서럽지도 아니한 푸른 하늘이
홑이불처럼 이 골목을 덮어,
하이얀 박꽃 지붕에 피고
이 골목은 금시라도 날어 갈 듯이
구석구석 쓸쓸함이 물밀듯 사무쳐서,
바람 불면 흔들리는 오막살이 뿐이다.
장돌뱅이 팔만이와 복동이의 사는 골목.
내 늙도록 이 골목을 사랑하고
이 골목에서 살다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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